인공지능(AI) 기반 희귀질환 신약 개발기업 파로스아이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급성골수성백혈병 난소암 등의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조기 상용화하고, AI 플랫폼 ‘케미버스’를 고도화하며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이달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윤정혁 파로스아이바이오 대표는 “다른 AI 신약개발 기업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전(全)주기 파이프라인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번 기업실사 때 임상 진행상황이 반영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희귀질환 관련 타깃 단백질 구조 3829개, 화합물 빅데이터 62억개를 기반으로 AI 신약개발 플랫폼 ‘케미버스(Chemiverse)’를 구축했다. 케미버스를 통해 임상 진입까지 개발 시간을 3년 이내로 줄이고, 개발비용도 80%가량 줄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케미버스를 기반으로 파로스아이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주요 파이프라인은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PHI-101, 난치성 고형암 치료제 PHI-501, KRAS 돌연변이를 치료하는 PHI-201 등이다. 한혜정 CDO(최고개발책임자)는 “7000개가 넘는 희귀난치성 질환 중 치료제가 개발된 질환은 8.6%에 불과하다”며 “파로스아이바이오는 경쟁성, 시장성, 임상성공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으로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FLT3을 타깃으로 하는 PHI-101의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아 현재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 임상 2상에 들어가 2025년에는 조건부 판매 승인을 신청하는 것이 목표다. 한혜정 CDO는 “전임상에서 기존 치료제인 길테리티닙 등과 비교했을 때 10배 적은 농도로도 변이세포 성장 억제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현재 19명을 대상으로 다국적 임상 1상을 진행 중인데 골수악성세포 값이 0으로 줄어 완전관해를 보인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케미버스를 활용해 PHI-101의 적응증을 재발성 난소암 등으로 확장했다. 현재 국내 임상 1상을 진행 중인데, 대조약물 대비 질병관리율은 45%를 기록했다고 (올라파립 42%)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설명했다. 한혜정 CDO는 “이번 임상은 과거 항암치료를 4번 이상 받은 극도의 난치성 환자비율이 88%에 달한다”며 “특히 재발, 불응성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효과가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PHI-501 역시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물질이다. 악성 흑색종, 난치성 대장암, 삼중음성유방암 등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이다. 내년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할 예정이다. PHI-201은 지난해 유한양행과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후보물질이다. G12C 돌연변이만 저해하던 기존 약물(소토라십)과 달리 G12V, G12D, G12S 등 모든 KRAS 유전자 변이를 타깃으로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한 CDO는 “상장 3년 이내 후보물질 상용화 및 기술이전이 목표”라며 “후속 파이프라인도 FDA 희귀의약품에 지정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파로스아이바이오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4000원~1만8000원이다. 공모 예정 주식수는 140만주로 상장예정일은 오는 27일로 잡혀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