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디지털 트윈 기술의 보편화를 앞당길 겁니다.”
글로벌 게임 엔진 기업 유니티의 클라이브 다우니 수석부사장(사진)은 지난달 2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는 엔지니어들을 보면 확장현실(XR)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며 “애플의 ‘비전 프로’ 관련 조직과도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게임 엔진 기업 유니티는 최근 뉴욕증시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25달러를 밑돌던 주가가 최근 40달러대로 치솟았다. 지난달 5일 애플이 ‘공간형 컴퓨터’라고 부르는 확장현실(XR) 헤드셋 기기 ‘비전 프로’를 내놓으면서 유니티와 파트너십을 언급한 것이 주가에 불을 지폈다.
다우니 수석부사장은 “주식시장 반응에 대해서는 뭐라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애플과의 협업으로 많은 고객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점을 의심치 않는다”고 자신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기계나 장비, 건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 세계에 구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미리 가상세계에서 건물을 지은 뒤 자연재해나 건물효율 등을 측정하며 설계를 최적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보다 완벽한 구조의 건물을 시행착오 없이 지을 수 있다.
유니티는 지난해부터 현대자동차의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그대로 구현한 디지털 트윈 공장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엔 병원에서도 이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다우니 수석부사장은 “환자의 신체를 그대로 본뜬 디지털 트윈을 통해 의사들이 미리 수술을 시뮬레이션함으로써 수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며 “환자의 가족에게도 정확한 수술 계획을 알려줘 걱정과 우려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우니 수석부사장은 디지털 트윈 부문의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꼽았다. 그는 “이 기술의 사용량과 성장을 보면 아태 지역이 매우 중요하며, 한국은 여기서 가장 큰 지역 중 하나”라며 “(아태 지역에는) 알 만한 큰 기업들이 있고 그에 따른 공급망이 형성돼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