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실·팀 명칭 없앤 CJ제일제당

입력 2023-07-09 18:14
수정 2023-07-10 00:47
CJ제일제당이 ‘본부’ ‘실’ ‘팀’ 등 위계를 드러내는 조직 명칭을 없앤다. 모든 조직명은 영문으로 바뀐다. 글로벌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 조직을 혁신하겠다는 취지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임직원 누구나 조직의 기능과 역할 범위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조직명을 영문으로 변경했다고 9일 발표했다. ‘커뮤니케이션실’은 ‘Corporate Communication’으로, ‘재무전략실’은 ‘Corporate Finance Strategy’로 바꾸는 식이다.

조직명을 바꾸면서 조직의 위계도 사라졌다. 팀이나 부 단위의 조직 위에 있던 실 단위 조직 명칭은 아예 없어졌다. 전통적인 조직 체계를 허무는 이 같은 시도는 국내 대기업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사진)는 임직원에게 보낸 사내편지를 통해 “수평적·혁신적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 글로벌 기업으로 진화하는 데 조직명의 변화도 중요하다”며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도전과 변화의 노력이 혁신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의 연결대상 종속회사는 총 228개로 이 중 해외법인이 207개에 달한다. 해외법인에 소속된 임직원은 2만6000여 명이다. 전체 임직원 3만7000여 명의 70.3%다. 이번 조직명의 변화로 해외 임직원과 거래처 등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해질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CJ그룹은 2000년 국내 최초로 직급 장벽을 없애고 수평적 호칭인 ‘님’을 붙이는 문화를 도입했다. 사원, 대리, 과장, 부장 등 직급 대신 ‘스페셜리스트’와 ‘프로페셔널’로 개편하고, 임원은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해 운영 중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수평적·혁신적 조직문화 정착과 글로벌 사업 가속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구성원이 각자 실무자가 아닌, 전문가로 자리잡으며 자기주도적 업무를 하기 위한 조직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