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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내년 초 출시하겠다고 예고한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 프로’의 국내 출시 시점은 내년 말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내 주요 지역에서 먼저 출시한 뒤 2024년 말부터 아시아와 유럽에서 판매된다는 것이다. 제품이 복잡한 설계를 거친 고가의 제품인 만큼 미국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늘려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제품 성격상 글로벌 판매망을 단기간에 구축하는 게 쉽지 않은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7일(현지시간) 애플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비전 프로의 출시 계획 등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개최한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공간 컴퓨터’라는 소개와 함께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출시 시점은 내년 초로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먼저 애플은 미국 내 약 270개 매장에서 비전 프로를 판매할 예정이다. 이때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지역 매장에서 먼저 비전 프로 판매를 위한 전용 섹션을 계획하고 있다. 소식통은 또 2024년 말에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에서 헤드셋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엔가젯은 이날 “애플이 예약 판매 방식으로만 비전 프로를 출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에 이어 영국과 캐나다가 첫 번째 해외 시장이 될 전망이다. 이후 아시아와 유럽에서 함께 출시되는 방안이 논의 중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또 애플 엔지니어들은 한국과 프랑스, 독일, 호주, 중국, 홍콩, 일본에서 판매하기 위해 언어 등 비전 프로 현지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의 밝힌 비전 프로 가격은 3500달러(455만원)로 상당히 고가 제품이다. 이 때문에 출시 초기 매장 내에 1~2대만 두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사전 예약도 받을 예정이다. 비전 프로는 지금까지 나온 애플이 내놓은 제품 가운데 가장 복잡한 절차를 거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을 전 세계에 공급하기 위해 복잡한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직원이 고객에게 설명할 수 있도록 복잡한 기기 사용법을 교육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애플은 적어도 2025년까지는 제3자 판매자를 통한 비전 프로 판매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또 2026년까지 비전 프로 2세대 모델을 출시하고, 더 저렴한 모델을 개발 중이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