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가려움…수영장 다녀온 20대 "병원갔다가…" [건강!톡]

입력 2023-07-09 19:15
수정 2023-07-09 19:33

"정말 참기 힘든 가려움을 느꼈어요. 귀가 너무 아파서 한동안은 이어폰을 못 낄 것 같습니다"

2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여름휴가를 맞아 수영장에 다녀온 뒤 계속 귀에 물이 찬 듯 답답함을 호소하다 귀통증이 심해지는 증상을 겪었다. 귓구멍이 참을 수 없을 만큼 가렵더니, 통증이 심해지면서 턱 부분이 함께 부어올라 입을 크게 벌리기 힘든 불편함을 호소했다.

결국 병원을 찾게 된 김 씨는 '급성 외이도염'을 진단받았다. 김 씨는 "평소에는 괜찮다가 갑자기 물놀이를 다녀온 이후 귀가 엄청 아프더니 이상해지기 시작했다"며 "병원에서 귀의 상태가 심각해 몇 주간 약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 가려우니까 계속 귀를 팠는데 이 행위가 귀를 더 안 좋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외이도염은 외이도의 세균성 감염에 의한 염증성 질환이다. 병에 걸린 기간이나 심한 정도에 따라 급성 외이도염과 만성 외이도염, 악성 외이도염 등으로 구분한다. 김 씨가 진단받은 급성 외이도염은 외이도의 전반적인 세균성 감염을 뜻한다. 잦은 수영과 아열대성 습한 기후, 외이도에 들어간 물이 배출되지 않았을 경우, 외이도 외상 또는 이물 등이 주요 원인이 된다. 이외에도 귀지의 과다 또는 결핍과 보청기 또는 이어폰 사용, 습진, 지루피부염, 면역 저하 상태 또는 땀이 많은 체질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급성 외이도염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동통, 가려움증, 이충만감, 청력감소 등이 있다. 급성 외이도염은 적절히 치료하면 완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만성화되면 주변 조직의 염증과 함께 경부 임파선염이 유발될 수 있다. 만성 외이도염으로 외이도가 심하게 좁아지면 청력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증상이 더 심해져 악성 외이도염이 되면 안면신경 마비 및 기타 뇌 신경 마비를 일으킬 수도 있으며, 경정맥에 혈전증이 생기거나 머리뼈 바닥을 침범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외이도에 과도한 자극을 가하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평소 외이도를 면봉이나 종이, 귀이개로 후비거나 파지 않는 등 과도한 자극을 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물놀이할 때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면봉으로 외이도를 닦지 않는 것이다. 이에 여름철 물놀이를 위해 수영하거나 다이빙을 자주 하는 경우 외이도에 최대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귀마개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수영이나 목욕 후에 드라이어를 약한 바람으로 조절하여 멀리서 말려주는 것도 외이도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여름철 발생하기 쉬운 외이도염 예방과 관련해 '식초·물 요법'을 추천하고 있다. 안용휘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귓구멍의 산성화를 위해 식초와 생리식염수를 사용하는 '식초·물 요법'도 도움이 된다"며 "식초와 생리식염수를 1대 2의 비율로 섞어 한 번에 3~4방울씩 귓구멍에 5~10분 정도 넣은 다음 닦아주는 것을 하루에 2~3차례 반복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처음에는 가벼운 가려움증으로 시작된 증세가 귓구멍을 긁게 만들어 피부 외상을 일으키면 염증이나 피부 손상이 더 심해져 진물을 유발한다"면서도 "이것이 다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면서 만성 외이도염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