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세권' 호재…'한숨시티' 별명 뗀 한숲시티 5단지

입력 2023-07-06 18:54
수정 2023-07-07 00:58
“정부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꾸준히 옵니다. 집주인들이 물건을 거둬들이는 분위기입니다.”(용인 남사읍 A공인 관계자)

경기 용인시 처인구의 ‘e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사진) 5단지는 세칭 ‘반세권’(첨단 반도체 클러스터와 가까워 수혜를 보는 입지)을 대표하는 단지다. 정부가 지난 3월 이 일대를 반도체 클러스터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3개월 넘게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관심을 끌고 있지만 한때 ‘e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는 전셋값과 매매가 동반 하락을 겪으며 애물단지 신세였다. 기반 시설이 없는 남사읍 한복판에 무려 1~6단지를 포함해 총 6700가구의 대단지가 입주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대규모 입주장이 벌어지다 보니 집주인이 한숨을 하도 쉬어서 ‘한숨시티’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미운 오리 새끼에서 화려한 백조로 상황이 반전된 건 삼성전자가 처인구 남사·이동읍 일대에 약 700㎡ 규모의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다. 3개월 만에 실거래가가 1억원 이상 급등했다. 지난 1월 전용 84㎡는 3억4000만원에 거래됐으나, 4월 4억7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거래량도 늘어났다. 개발 호재 발표(3월 15일) 이후 4월 15일까지 한 달간 이 단지 전용 84㎡는 18건의 매매 계약이 이뤄졌다. 작년 12월 3건, 올 1월 2건에 불과했던 것과 대비된다. 한 중개업계 관계자는 “발표 직후에 매수와 매도 문의를 가리지 않고 전화가 빗발쳤다”며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금부터 보낸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남사읍 일대는 2026년 3월 19일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만큼 거래가 자유롭지 못하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3월 국가산업단지 사업 예정지 및 그 인근 지역인 처인구 남사읍과 이동읍 일대 총 129.48㎢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토지거래 허가 대상은 모든 부동산에 적용되는 게 아니라 대지면적 60㎡ 이상인 경우에 해당한다.

용인=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