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현지 시장과 융합한 진출)을 글로벌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한국이 보유한 기술과 인프라를 토대로 현지 고객에게 최적화한 특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KB금융은 10% 수준인 글로벌 영업 비중을 40%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지난달 22일 국민은행 등 KB금융이 진출한 14개 국가 외국인 직원 106명을 초청해 연 타운홀미팅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윤 회장은 “한국의 경험만을 갖고 글로벌화를 추진하면 실패할 것”이라며 “국가마다 KB만의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4시간 가까이 열린 이날 행사에서 윤 회장은 국가별 전략도 소개했다. 그는 “캄보디아에선 디지털뱅킹을 강화해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최근 유망 시장으로 떠오른 베트남에선 하노이·호찌민 지역 은행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인수합병(M&A)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캄보디아에서 소액대출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와 KB캄보디아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에선 하노이·호찌민에 국민은행 지점이 영업 중이다.
윤 회장은 KB금융이 글로벌 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리스크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업 현장과 본점을 잇는 ‘3선 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그는 “영업 현장에서 우선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예측·관리하고, 리스크 관리·심사팀의 2선 관리에 이어 마지막으로 3선에서 사후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며 “리스크 관리 체계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회장은 2만4000여 명에 달하는 외국인 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교환 근무 프로그램 등을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