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정부 R&D 예산 30조원…최고 수준 연구에만 투입해야"

입력 2023-07-05 18:56
수정 2023-07-06 02:54
윤석열 대통령이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500여 명의 한국인 과학자가 모인 자리에서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30조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에 투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지적한 ‘나눠먹기식 R&D’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우주항공청 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주문하며 “연내 우주항공청을 설립해 과학기술 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5일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회 세계 한인 과학기술인대회’에서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이 첨단 과학기술, 디지털 강국으로 도약한 것은 도전정신과 혁신 역량, 탁월한 실력을 갖춘 과학기술인들 덕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 한인 과학기술인대회는 작년 9월 미국 방문 당시 나온 윤 대통령의 제안으로 열렸다. 윤 대통령은 미국 뉴욕대를 방문해 해외에서 활동 중인 과학자들을 한국에 초청하고 국내 과학기술인과 연구 성과를 교류하는 장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사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토대로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게 과학기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국민의 삶을 바꿀 연구에 대해 국제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라고도 했다. 이어 “매년 세계 각국의 한인 연구자들을 국내로 초청하고 공동 연구와 인력 교류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에서 온 한국인 과학자들은 과학기술 분야 국제 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물리학회 회장이 된 김영기 시카고대 석좌교수는 세계 각국에서 이뤄지는 입자가속기 연구를 소개하며 “국제공동연구단체와 다양한 인력이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들은 또 우수한 학생들이 의대에만 몰리는 한국의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조광욱 영국 런던왕립대 교수는 “학생들이 과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는 “과학기술 분야의 보상이 확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원/도병욱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