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북한이 지난 5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에 대해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인양된 잔해물 가운데 북한의 위성 제작 기술 수준을 알 수 있는 광학장비 부품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5월 말부터 시작한 북한 우주발사체 등 잔해물 탐색 및 인양 작전을 이날부로 종료했다. 합참 측은 “이번 작전을 통해 북한의 우주발사체와 위성체의 주요 부분을 인양해 한·미 전문가가 면밀히 분석한 결과 정찰위성으로서의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위성체의 주요 부분’은 북한이 이름 붙인 만리경 1호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군은 이 같은 판단을 한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인양된 만리경 1호와 발사체 잔해의 모습도 공개하지 않았다.
군이 북한 위성체에 장착된 카메라 등 광학장비 부품을 인양하지 않고서는 이 같은 단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반적으로 정찰·첩보위성이 군사적 효용성을 가지기 위해선 해상도 1m 수준이 돼야 한다. 해상도 1m는 가로·세로 1m의 물체가 위성 사진에서 한 점(픽셀)으로 나타난다는 의미다. 합참의 설명은 만리경 1호가 이 수준에 못 미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5월 31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만리경 1호를 탑재한 발사체 천리마 1형을 쐈다. 이 발사체는 1단 추진체 분리 뒤 전북 군산 어청도 서쪽 200여㎞ 바다에 떨어졌다. 이후 우리 군은 잔해물 낙하구역을 설정하고 해군 함정, 항공기, 심해잠수사 등을 투입해 36일간 탐색 및 인양 작전을 펼쳤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