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급식업계에 인력난이 고착하는 가운데 최근 일선 급식업장에서 사용되는 ‘대용량 밀키트’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식자재를 다듬고 양념장을 만드는 등의 복잡한 과정을 생략할 수 있게 되면서 시간·비용이 눈에 띄게 절감되기 때문이다. 엔데믹 국면에서 출근이 정상화하고 여기에 인플레이션까지 더해져 단체급식 이용객이 늘어난 만큼 단체급식용 밀키트도 시장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단체급식용 밀키트 매출 폭발
CJ프레시웨이는 지난 5월의 대용량 단체급식용 밀키트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0배 급증했다고 5일 밝혔다. 단체급식용 밀키트를 공급 받는 고객사도 폭증했다.
지난 1~5월 이 회사에 급식용 밀키트를 주문한 누적 고객사 수는 약 1700곳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3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CJ프레시웨이는 단체급식용 밀키트를 지난해 4월 처음 선보였다. 구인난에 신음하는 급식업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급식업장의 인력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젊은이들이 노동 강도가 높은 급식업를 기피하는 현상이 짙어졌고, 최근 몇 년 새 급속도로 팽창한 배달·택배시장이 인력을 빨아들인 탓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4월 출시된 30인분 용량의 급식용 밀키트는 전처리 식자재와 완제 소스로 구성됐다. 간단한 조리만 거치면 음식이 완성되는 만큼 현장의 영양사들 입장에선 음식 준비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조리시간은 품이 가장 많이 드는 식자재 다듬기와 소스 배합이 사라져 평소의 3분의 1로 줄었다. 화상·자상 등 조리 과정에서의 상해 위험도 감소했다. 메뉴를 짜고 레시피를 구상하는 작업, 원물 식자재를 발주하는 부담도 경감됐다는 게 단체급식업 종사자들의 설명이다.
비용면에서도 더 효율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처리 식자재 자체는 원물보다 단가가 비싸지만, 양념·소스에 들어가는 재료를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돼 전반적으론 원물을 구입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저렴하다는 얘기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도 줄었다. ◆더 커질 B2B 시장
CJ프레시웨이는 앞으로 급식용 밀키트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제품군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마라탕, 나시고랭, 로제치즈쏙 옹볶이(옹심이 떡볶이), 반미 등 총 20개의 메뉴가 있는데, 이를 더 늘린다는 구상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사내 셰프진과 식자재 전문 제품기획자(MD), 학교급식 전문 영업 인력이 모두 급식용 밀키트 개발에 참여 중”이라며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만큼 더 다양한 메뉴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워홈도 지난달부터 간소화 식자재 활용 정기 메뉴 시연회를 매월 열고 있다. 지난해 간소화 식자재 매출이 2020년 대비 22% 증가하는 등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급식·외식 거래처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아워홈의 간소화 식자재를 활용한 메뉴를 소개하고 업체별 컨설팅을 제공하는 자리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