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보행자를 치어 3명의 사상자를 낸 20대 운전자의 차량이 압수됐다. 검·경이 사망사고를 내거나 상습 음주운전을 한 운전자 차량을 압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적용한 사례다.
경기 오산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된 A씨(25)의 QM6 차량을 전날 임의 제출받아 압수했다고 4일 발표했다. A씨가 임의 제출에 응하지 않았다면 경찰은 절차대로 압수영장을 신청해 차량을 강제로 넘겨받을 계획이었다. A씨는 지난달 27일 오산시 오산동 오산우체국 앞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3명을 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70대 여성 B씨가 숨지고 나머지 2명도 중경상을 입었다. 음주 측정 결과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2%가 넘는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견인차 사무실에 보관 중인 A씨의 차량은 일반 사건에서의 압수물처럼 취급돼 송치 단계에서 검찰에 넘겨질 예정이다. 이후 재판에서 법원이 차량 몰수를 판결하면 차량 소유권은 완전히 A씨를 떠나게 된다.
검·경은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거나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면 차를 압수·몰수하는 내용의 음주운전 방지 대책을 이달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음주운전 중 사고로 사망자 또는 다수 부상자가 발생하거나 음주운전 뺑소니, 재범, 다른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을 저지른 경우 차가 몰수 대상이 된다. 5년 내 음주운전 2회 이상 전력자가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3회 이상 전력자가 단순 음주운전을 한 경우도 포함한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