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찾은 쌍촌동 기아 오토랜드 광주. 1공장에선 1000여 명의 직원이 셀토스와 쏘울 부스터, 전기차인 쏘울 부스터EV 생산에 한창이었다. 이곳은 배터리 조립 과정 등만 제외하면 3종의 차량을 동일한 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혼류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이 구축된 덕분이다. 차종별 라인 가동률은 100%에 가까웠다.
오토랜드 광주는 기아의 ‘수출 최전선’ 기지다. 올 상반기 기아의 최다 판매 차량 1, 2위인 스포티지와 셀토스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오토랜드 광주에서 상반기 생산된 차량은 27만9790대(내수 9만8928대, 수출 18만862대)에 달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27.3% 증가한 규모다. 스포티지(10만3038대)와 셀토스(8만4504대) 생산량이 전년 대비 각각 42.7%, 34.8% 늘어난 덕분이다. 기아가 상반기에 신차 한 종 없이 창사 이후 최대 판매(157만5920대) 기록을 쓴 배경이다.
오토랜드 광주는 1~3공장과 대형버스, 군수 차량을 만드는 하남 공장 등 총 4개 공장으로 구성된다. 총 8종의 차량을 연간 50만 대가량 생산한다. 하루 생산량은 2100여 대다. 경기 화성 공장에 이어 국내 기아 공장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연면적 규모는 119만82㎡, 총 근무 인원은 7800명에 달한다.
1965년 아시아자동차로 출발한 오토랜드 광주의 역사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가동 초기엔 버스와 트럭 등 수익성이 낮은 차량을 주로 생산해서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엔 연 6만 대도 생산하지 못해 존폐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반전의 계기는 이듬해 추진된 현대자동차의 기아 인수였다. 현대차그룹은 2002년 오토랜드 광주의 본격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 ‘공장재편 기공식’을 열었다. 수익성이 낮은 중대형 트럭과 버스는 과감히 정리했다. 장기간 운영된 다품종소량생산체제에서 소품종대량생산기지로 바꾸기 위한 고강도 라인 합리화 작업을 벌였다.
사업 재편 노력은 결실로 이어졌다. 2004년 출시한 2세대 스포티지가 선풍적 인기를 끌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 차량은 오토랜드 광주 사상 처음으로 북미 시장에 수출됐다. 지난 6월까지 이곳에서 생산된 스포티지는 누적 기준 294만7700대에 달한다. 이곳의 전체 생산량도 확 늘었다. 2014년 기준 생산량은 53만8896대로,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1998년과 비교하면 생산량이 800%나 뛰었다.
오토랜드 광주는 전기차를 앞세워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전용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OV1’(프로젝트명)을 생산할 계획이다. 내년 1월부터 설비 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