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판매 예상외 호황…테슬라·리비안 '불꽃 랠리'

입력 2023-07-04 18:27
수정 2023-07-05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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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에서 3일(현지시간) 테슬라, 리비안 등 전기자동차(EV)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이들 기업이 줄줄이 시장 추정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아서다. 시장에서는 EV산업에 다시 상승 동력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6.9%(18.05달러) 상승한 279.82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9월 28일(287.81달러) 후 최고치를 찍었다. 리비안 주가는 17.41%(2.9달러) 급등한 19.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2월 17일(20.22달러) 후 최고가다.

리비안과 테슬라의 EV 판매 실적이 나란히 시장 추정을 크게 웃돈 덕분이었다. 리비안은 올해 2분기 총 1만2640대의 EV를 인도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59% 증가했고, 시장 추정치(1만1000대)를 10%가량 웃돌았다. 같은 기간 일리노이주 노멀 공장에선 직전 분기보다 4597대 많은 1만3992대의 EV를 생산했다. 리비안의 연간 생산 목표량인 5만 대 중 절반에 가까운 약 2만3400대가 상반기에 채워졌다. 투자은행 니덤의 크리스 피어스 애널리스트는 “모든 EV 제조업체가 2021~2022년 공급망 문제를 겪은 가운데 리비안은 고비를 넘기고 있다는 평가”라며 “생산 목표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했다.

전날인 2일 테슬라는 올해 2분기 46만6000대를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3.5% 불어났다. 시장 추정치인 44만5925대도 가볍게 뛰어넘었다. 공격적인 가격 인하가 판매량 증가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미 자동차 평가기관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테슬라의 신형 모델Y 차량 가격은 현재 4만7490달러(약 6205만원)로 업계 평균 수준이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127% 상승했다.

다른 EV 기업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루시드는 전날보다 7.26%(50센트) 급등한 7.39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카누 주가는 12.64%(6센트) 치솟은 54센트에 마감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EV산업에 대한 회의론도 만연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와 리비안이 벌인 ‘불꽃놀이’는 희소식이었다”며 “청정에너지 수요가 해일같이 밀려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자동차혁신연합(AAI)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 중 EV가 차지하는 비중은 8.6%로 1년 전(5.9%) 대비 올랐다. 1~3월 미국에선 총 30만5000대의 EV가 팔려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산업의 전통 강자들도 기존 대표 제품을 EV로 탈바꿈해 출시하고 있다.

‘테슬라 대항마’로 성장한 중국 기업들의 실적도 양호하다. 비야디의 올해 상반기 EV 판매량은 126만 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두 배가량 불어났다. 샤오펑의 올 2분기 인도량도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2만3205대로, 자체 가이던스(2만1000~2만2000대)를 웃돌았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