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영아 살해' 시신 수색…"못 찾더라도 살인죄 입증 가능"

입력 2023-07-04 16:34
수정 2023-07-04 16:41

경남 거제시에서 발생한 '거제 영아 살해 유기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영아 시신 수색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사건 발생 후 약 10개월이 지난 데다 비까지 내려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

4일 경남경찰청은 기동대 등 70명을 투입해 약 1시간 동안 '거제 영아 살해 유기 사건'의 피의자인 친부 A씨(20대)가 시신을 직접 유기했다고 진술한 경남 거제시 고현동 신현제1교 아래 하천 약 1㎞ 구간을 집중적으로 수색했다. 수색 과정에서 비닐봉지 여러 개가 발견됐지만 모두 일반 쓰레기로 나타났다. A씨는 작년 9월 9일 생후 5개월 된 아기를 살해한 뒤 다음 날 새벽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지 약 10개월이 지난 만큼 시신이 발견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낮다고 보고 있다. 작년 유기 이후 태풍 '힌남노'가 불었던 데다 하천을 지나면 곧 바다로 연결돼 시신이 빠른 물 흐름을 따라 멀리 떠내려갔을 수 있어서다. 지난 3∼5월 거제시가 해당 하천 일대를 대청소했을 때도 아기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생후 5일 된 아기 특성상 뼈가 약해 물속에서 녹았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경찰은 시신을 찾지 못하더라도 A씨와 사실혼 관계인 친모 B씨(30대)의 살인죄 혐의를 입증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당시 A씨와 B씨를 분리한 상태에서 범죄 사실을 추궁한 결과 양측으로부터 살해를 공모하고 실행에 옮긴 진술을 자백받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진술한 범행 수법과 동기, 유기 방법 등도 모두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도 이들은 판사의 질문에 모두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 이들이 추후 진술을 번복하더라도 이미 영장실질심사에서 범행을 자백한 데다 공범인 양측의 진술도 일치해 증거 능력으로써는 부족함이 없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추가 수사를 마무리한 뒤 조만간 검찰에 이들을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은 "시신을 찾으면 가장 좋지만 못 찾더라도 살인죄 입증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