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가 아이 출생신고를 한 시민에게 사망신고가 처리됐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김해 북부동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김해시 홈페이지 내 '시장에게 바란다' 코너에 '출생신고를 했는데 사망신고 연락을 받았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글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7일 아이를 품에 안았고, 그로부터 3일 뒤 출생신고를 했다.
그런데 26일 오전 9시 48분께 김해시 공식 알림톡으로 뜻밖의 내용을 전달받았다. 메시지에는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문구와 함께 사망신고가 처리 완료됐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A씨는 "태어난 지 10일 만에 소중한 아기를 보내버린 줄 알았다"며 "힘들게 아이를 낳고 기쁜 마음이었는데 10일 만에 부모 가슴에 대못을 박아버린다. 와이프는 사망신고 연락 한 통에 억장이 무너졌고 아이한테도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도 신고를 잘못했나 자책하게 됐고, 행정복지센터 전화 2번, 김해시청 3번의 전화를 거치고 거쳐 오전 내내 업무도 보지 못하고 전전긍긍했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지만 상처받은 부모의 마음은 쉽게 회복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김해시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적 대응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해시는 문자 오발송을 인정하고 "불편한 마음을 갖게 해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김해시는 "본청에서만 혼인신고, 출생신고, 사망신고, 이혼신고, 개명신고 등 1년간 8000~9000건 정도를 신고 처리하고 있으며, 휴일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40건에 달하는 가족관계등록 신고를 접수 처리하고 있다"며 "이렇게 신고 접수된 가족관계등록 처리사항을 민원인에게 문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문자서비스를 제공할 때 수기로 직접 입력하다 보니 실수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게 됐다"고 사고 경위를 설명했다.
아울러 "사랑스럽고 소중한 아이에게도, 두 분 부모님에게도 다시 한번 죄송한 마음을 전해드리며 향후 이런 일이 없도록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출생신고를 한 A씨 자녀의 가족관계 등록부는 정상적으로 등록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