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05일 09:4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종합 강판 제조기업인 넥스틸이 다음 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한다. 코스피 시장에 새내기 종목이 등장하는 것은 지난해 12월 바이오노트 이후 8개월 만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3250억원, 공모 금액은 875억원으로 규모가 적다. 전체 공모 물량의 절반이 구주매출로 이뤄져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가총액 3000억원 도전넥스틸은 다음 달 2~3일 이틀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같은 달 9~10일 일반 청약을 실시한다. 다음 달 중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30년 업력을 기반으로 에너지 산업용 강관과 물, 증기 등을 수송하는 배관용 강관, 조선, 풍력, 건설 등에 사용되는 구조용, 기계 구조용 강관을 전문으로 생산한다. 포스코 등에서 원재료인 열연 코일을 조달받아 최상급 품질의 강관(사진)을 만든다. 주요 제품은 API 유정관, API 송유관, 일반관 등이다.
넥스틸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매출이 매년 증가했다. 2020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2120억원에서 2021년 4244억원, 지난해 6684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814억원, 순이익은 1359억원을 달성했다.
이번 상장으로 700만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격은 1만1500~1만2500원으로 제시했다. 주관사인 하나증권은 휴스틸과 세아제강 두 곳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하고 이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1.81배를 적용해 주당 평가가액을 1만3273원으로 산정했다. 여기에 5.83~13.65%를 할인해 희망공모가를 도출했다. 상장 시 시가총액은 2990억~3250억원으로 예상된다.
공모 물량 48% 구주매출공모 규모는 805억~875억원이다. 이 중 절반가량인 420억원이 회사로 유입되고 나머지 약 400억원은 재무적 투자자인 넥스틸홀딩스가 가져간다. 공모 주식 중 52.14%가 신주 모집이고 47.68%가 구주 매출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구주매출이란 기존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상장 때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넥스틸의 지분 26.18%를 보유한 2대 주주인 넥스틸홀딩스는 이번 상장 때 보유한 주식의 57%인 335만주를 내놓는다. 공모 후 지분율은 9.62%로 줄어들게 된다. 넥스틸홀딩스는 아주IB투자와 원익투자파트너스가 넥스틸의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2021년 9월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186억원, 전환사채(CB)로 279억원 등 총 465억원을 투자했다. 넥스틸이 상장하게 되면 넥스틸홀딩스는 원금 대비 두 배 이상의 평가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는 넥스틸의 구주매출이 수요예측 흥행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통상적으로 구주 매출이 많은 기업은 기관들이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기존 투자자들이 상장 후 기업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는 시그널이 될 수 있어서다. 공모 자금이 신규 사업 투자 대신 기존 주주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것도 이유다.
지난해 하반기 상장을 추진했던 밀리의서재는 공모 물량의 20%를 구주매출로 구성했다가 수요예측에 실패해 상장을 철회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유아가구업체 꿈비가 공모 물량의 12.5%의 구주매출을 진행했음에도 수요예측에 흥행하면서 기업들이 조금씩 구주매출을 늘리는 분위기다.
IPO를 준비하는 기업들은 넥스틸의 수요예측 결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서울보증보험과 두산로보틱스 등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들도 구주매출이 불가피하다"며 "넥스틸이 공모 시장의 분위기와 구주매출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