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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우려에도 주식 시장이 강세를 나타내자 추가 매수에 대한 경고가 나온다. 각국 중앙은행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기조를 유지하며 침체 폭이 심화할 거란 우려에서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사들이 연달아 주식시장이 과열됐다고 경고했다. 세계 주식시장은 올해 상반기 약 13% 상승했지만 더 이상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설명이다. 지연된 침체가 도래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앤드루 매카피 피델리티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인한 '역사상 가장 심각한 경기침체'는 계속 지연되고 있다"며 "경기가 회복할수록 주식시장의 취약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각국 중앙은행 수장들은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하며 침체 우려를 키웠다. 지난달 28일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포럼에서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더 많은 제약(긴축)이 오고 있다"며 연내 두 차례 인상 계획을 밝혔다.
앤드루 베일리 영국 은행 총재도 "강력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동조했다. 크리스틴 라가드르 ECB 총재는 "동결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각국에서 금리가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커지자 침체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했다. 올 상반기 미국 기술주에 5조달러 이상 유입됐지만,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허약하다는 이유에서다.
조셉 리틀 HSBC 자산운용 글로벌 수석 투자책임자는 "투자자들의 낙관에 비해 기업 펀더멘털은 취약한 편이다"라며 "올 하반기 주식시장과 신용시장에 엄청난 충격이 닥칠 수 있다"고 했다.
미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연달아 기업 수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운송업체 페덱스를 비롯해 에너지 업체 지멘스 에너지 등 모든 산업에 걸쳐 이익이 악화할 거란 판단에서다.
류크 뉴먼 야누스 엔더슨 펀드매니저는 "1년 전과 달리 기업은 비용 증가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어려워졌다"며 "간혹 수익이 늘더라도 이번 분기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비관론을 확대하여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는 비판도 나온다. 역사상 1929년 경제 대공황 시기를 제외하고 상반기에 10% 이상 증시가 오른 뒤 연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역전되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독일 자산운용사 DWS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토마스 슈슬러는 "올 하반기 주가 수익률은 상반기만큼 강세가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그렇다고 해서 주식 투자를 완전히 중단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