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기도 2단' 고지우, 이글 한방에 대역전

입력 2023-07-02 18:14
수정 2023-07-03 00:19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년차 고지우(21)가 최종 라운드에서 7타를 줄이는 대역전극을 펼치며 생애 첫 승을 따냈다.

고지우는 2일 강원 평창 버치힐CC(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맥콜·모나 용평 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6개를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으며 7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197타로 안선주(36)와 이제영(22)을 3타 차로 제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고지우는 합기도와 공수도 유단자로, 탁월한 힘과 체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별명은 ‘버디 폭격기’다. 공격적인 플레이로 버디 개수 1위(336개), 홀당 평균 버디 2위(3.77개)에 올라 있다. 그러나 버디만큼 보기도 많아서 우승 기회는 거의 없었다. 지난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이날 고지우는 선두 송가은(23)에게 4타 뒤진 7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다. 초반부터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앞세워 전반에만 3타를 줄이며 단숨에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흐름을 완전히 가져온 것은 10번홀(파5)이었다. 티샷을 약 297야드 날려 페어웨이에 안착시켰고 두 번째 샷으로 공을 홀 3m 옆에 떨궜다. 고지우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리더보드 맨 윗줄로 올라섰다. 16번홀(파4)에서 티샷이 오른쪽 나무에 맞으며 위기에 빠졌지만 소나무 숲을 넘기는 세 번째 샷으로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그는 18번홀(파5)에서 파 퍼트를 넣은 뒤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고지우는 동생 고지원(19)과 나란히 KLPGA투어에서 활동하는 ‘자매 골퍼’다. 고지우는 “제 우승에 동생도 자극받아 더 열심히 할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2009년 9월 이후 13년10개월 만에 우승에 도전한 안선주는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디펜딩 챔피언 임진희(25)는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잡으며 공동 8위(8언더파 208타)에 올랐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