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국면에서 집값이 급락했던 인천 연수구 송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분양권 마이너스 프리미엄’(분양가보다 싸게 처분하는 거래)이 잇따랐지만 최근 들어 거래량이 늘고 집값도 빠르게 치솟고 있다. 금리 인상이 소강 국면에 접어든 데다 정부 규제 완화 효과가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2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인천 연수구 아파트 거래량은 304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 해 전체 거래량(1547건)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올 1분기까지 상대적으로 과한 낙폭을 보였던 아파트값도 2분기 들어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주(26일 기준) 연수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8% 올랐다. 같은 달 셋째주 상승폭(0.09%)의 두 배 수준이다. 1분기만 해도 연수구 아파트값은 주간 기준으로 최대 1% 안팎의 하락세를 기록했는데 최근 들어 상승 반전에 성공한 모습이다.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입지나 인프라 측면에서 선호도가 높은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행렬까지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송도동 더샵센트럴파크2(전용면적 146㎡)는 5월 24일 22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직전 거래였던 3월 17일(20억5000만원)보다 불과 두 달 새 2억원이 뛰었다. 인근 송도더샵퍼스트파크(전용 108㎡)는 5월 16일 14억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한 달 전인 4월 10일만 해도 11억8000만원에 거래가 체결된 단지다. 한 달 새 2억2000만원이 올랐다.
다른 단지 상황도 비슷하다. 송도자이하버뷰2단지(전용 84㎡)는 6월 신고가인 8억2500만원에 실거래됐다. 더샵송도마리나베이(전용 84㎡)는 같은 달 15일 8억7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올 5월 6억원대에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에 비춰보면 한 달 새 최대 2억7000만원 뛴 셈이다.
이렇게 실거래가가 오르면서 집주인도 자연스럽게 호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송도동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6월 이후 신고가보다 높게 호가를 내놓은 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며 “급매물은 거의 소화됐기 때문에 하반기 금리가 안정되면 호가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도 아파트는 지난해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된 후에도 금리 급등의 직격탄을 맞아 가파른 가격 하락세를 보였다. 금리 인상이 시작되기 전인 2021년엔 가격이 급등하며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으로 꼽혔다. 하지만 금리 부담에 주택 시장이 침체하면서 지난해 이후 미분양이 늘고 가격 하락 폭이 커졌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