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과 한국은행 본관에서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정책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간담회는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하던 작년 10월 당국간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는 공감대에서 시작돼 매주 주말 비공개로 만남이 이뤄지고 있다. 추 부총리가 올초 범금융인 신년 인사회에서 기재부, 한은, 금융위, 금감원 등 금융당국을 담당하는 4명을 'F(Finance)4'로 지칭하고, "F4가 원팀 정신으로 합심해 위기극복에 앞장서겠다"고 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통상 서울 은행회관에서 간담회가 열렸지만 이번엔 한국은행 측의 초청으로 지난 4월 새롭게 입주한 한국은행 본관에서 개최됐다. 한국은행은 안전성과 보안성 강화를 위해 2019년 하반기부터 서울 중구 본관 리모델링에 들어가 지난 4월 재입주했다. 관례와 달리 한은에 당국 수장들이 모인 것엔 하반기 정책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국내 금융시장 최근 상황을 점검·평가하고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요 리스크 요인들에 대해 점검했다.
올해 1월까지도 전년 대비 5.2%를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3.3%를 기록하며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5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던 무역수지도 6월 11억3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해 반등에 성공하는 등 경기도 호전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경기침체, 고금리에 따른 가계부채 부실화, 역전세난 심화 등 금융시장 곳곳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 정부의 진단이다.
이날 추 부총리는 하반기 정책 공조를 위한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 28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물가 안정세를 확고히 안착시켜 나가면서 생계·주거 부담 경감, 약자 복지 등 민생경제 안정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