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 스님, 자숙한다더니…"이젠 법사" 유료 강의까지 열었다

입력 2023-07-02 10:59
수정 2023-07-02 11:03


출가 후 둘째 아이를 얻었다는 의혹이 불거진 후 자숙하겠다는 도연이 '승려' 신분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사'라고 자신을 칭하며 유료 명상 프로그램 개설 소식을 전했다.

도연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강렬하게 타오르는 욕망과 증오로부터 도망가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게재했다. 지난달 7일 SNS 활동 중단을 선언한 지 3주 만이다. 이후 꾸준히 업로드를 이어가는 한편, 지난 1일에는 유료 명상 강좌 개설 소식을 전했다.

영상 속에서 도연은 "누군가를 아주 좋아하거나 미워하는 것이 마음에 고통을 준다"며 "강렬하게 타오르는 감정을 이기기 어려울 땐 작전상 후퇴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도 명상 관련 콘텐츠는 물론 유명 가수의 노래를 커버하는 영상 역시 지속해서 게재해 왔다.

오는 10월부터 시작되는 유료 강좌인 '도연의 마음챙김 명상반' 신청 링크도 게재했다. 페이스북뿐 아니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 소개란과 블로그에도 관련 내용을 올렸다. 4주 코스인 해당 강좌는 온라인 15만원, 오프라인 20만원, 온오프라인 25만원으로 분류돼 있다. 회비 입금 계좌의 명의는 도연의 실명과 동일한 최현성이었다.

도연에게 지난해 교육받고 신도가 됐다고 밝힌 A 씨는 한경닷컴에 "그의 명상 교육을 꾸준히 받았고, 의혹이 불거지기 전까지 너무나 좋아했던 훌륭한 스님, 미래의 스님이라 생각해 (도연이 운영하는) 단체 채팅방에서도 활동해 왔다"며 "그곳에서라도 자신의 입장을 솔직하게 얘기해 주길 바랐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자신의 입장을 이해해줬으면 하는 뉘앙스를 전하는 유튜브 비공개 영상 링크까지 공유했다"며 "자숙하며 공부에만 매진하는 승려의 모습인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도연은 둘째 출산 의혹이 불거진 후 조계종 호법부 조사에서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종단 측의 유전자 검사 요청에 도연은 상대방이 응하지 않아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도연은 조계종 승려 신분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는 '환속' 신청했다. 하지만 여전히 승려를 표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의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소개란에는 "20대는 석하스님, 30대는 도연스님으로 살아왔으며 앞으로는 도연법사로 살아갈 예정"이라고 적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법사(法師)는 의미를 설법하는 승려, 심법(心法)을 전하여 준 승려, 불법에 통달하고 언제나 청정한 수행을 닦아 남의 스승이 돼 사람을 교화하는 승려 등을 뜻한다. 어느 것이나 승려라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조계종에서는 법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편 2005년 카이스트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뒤 1년여 후 출가했다. 이후 2015년 카이스트 기술경영학과 학사로 학업을 마쳤으며 이후 동국대 인도철학과 대학원에 들어가 '현대 명상의 연원과 실용성 연구(마음 챙김과 요가를 중심으로)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의혹이 불거지기 전까지 유튜브 채널을 비롯해 각종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명상법 등을 알려왔고, 가수 임영웅의 노래를 커버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