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김계희(29), 첼리스트 이영은(25), 테너 손지훈(33)이 세계 3대 콩쿠르인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65년 전통의 이 경연대회에서 한국인이 바이올린, 첼로 등 기악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클래식’ 전성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29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콩쿠르 결과를 발표했다. 대회에 참가한 한국인 음악가 8명 모두 결선에 진출해 입상했다. 성악 부문에서 정인호(베이스)가 공동 2위에 올랐고, 첼로 부문에서는 박상혁과 이동열이 각각 3위와 5위를 차지했다. 목관 부문에서는 김예성(플루티스트)이 공동 3위, 피아노 부문에선 예수아가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1958년 창설된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쇼팽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명망 있는 음악 경연대회로 꼽힌다. 바이올린, 피아노, 남녀 성악, 첼로, 목관, 금관 부문에서 만 16~32세 음악가를 대상으로 4년에 한 번씩 대회를 연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지난해 4월 유네스코 산하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 회원 자격을 박탈당하면서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 이로 인해 올해 대회는 미국 독일 등 클래식 강국 참가자가 크게 줄었다.
음악계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위상이 떨어졌다고 해도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여전히 세계적인 경연대회”라며 “이런 큰 대회를 한국이 휩쓸었다는 것은 K클래식의 힘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수현/최다은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