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 29일 오후 3시 3분
SK그룹이 SK E&S 내 에너지솔루션 사업부와 재생에너지 사업부 등 친환경 에너지 부문 분할을 추진하고 있다. 분할과 함께 신설 법인의 소수지분 투자 유치 작업도 병행한다. 국내외 사모펀드(PEF)와 접촉해 투자 유치를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조달 규모는 1조원에서 2조원 수준이 거론된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는 지분 90%를 보유한 자회사 SK E&S의 친환경 에너지 사업 분할을 추진하고 있다. SK㈜는 분할과 함께 신설 법인의 40% 안팎을 투자자들에게 넘길 예정이다. 일부 구주 매각과 신주 발행을 병행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분할 대상은 다음달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주축으로 재생에너지 사업부 등이 분할 대상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인공지능(AI) 등을 융합해 탄소를 저감시키는 사업을 담당한다. 재생에너지 사업부는 탄소배출권과 연계한 해외 재생에너지 사업에 진출했다.
실적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SK E&S는 작년 연결 기준 매출 11조2489억원, 영업이익 1조419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95%가 도시가스와 전력·집단에너지 사업,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수소 사업을 모두 합쳐도 5%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국 시장 등에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돼 SK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SK그룹은 인적분할 방식으로 SK E&S를 쪼갤 것으로 예상된다. SK㈜로서는 신설 회사 지분을 일부 매각하는 방식으로 부채 비율을 줄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SK그룹은 신설 법인 투자 유치를 위해 몇몇 국내 PEF 운용사와 접촉했으나 협상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맥쿼리자산운용 브룩필드자산운용 등 인프라 전문 운용사와 외국계 대형 PE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친환경에너지 사업 부문을 떼내려는 건 안정적 현금 창출원인 도시가스와 발전 사업 지분율은 유지해 지속적인 배당 수익을 이어가면서 성장성이 뚜렷한 신규 사업의 몸값을 인정받고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은/차준호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