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모리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이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주가 덩달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가 모이면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실적이 올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9일 오후 삼성전자는 0.28% 오른 7만290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한 때 7만34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마이크론이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은 전날 회계연도 3분기(3~5월)에 37억52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였던 36억5000만달러를 1억달러 이상 웃돌았다.
마이크론의 재고자산은 82억3800만달러로 직전 분기에 비해 1.3% 늘어난 데 그쳤다. 지난해 10월 시작한 메모리 업계 감산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업황이 곧 개선될 것이라는 ‘반도체 바닥론’ 역시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은 최근 10거래일(6월 15~28일) 동안 삼성전자를 1조1474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579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이날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900억원가량 순매수 중이다.
삼성전자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내 반도체 소재·장비·부품주들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증착장비 전문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은 6.97% 오른 1만9490원, 반도체 재료업체 동진쎄미켐은 2.91% 상승한 3만8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성이엔지(9.29%), 인텍플러스(13.19%) 등 비교적 규모가 작은 중소형주는 더욱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인쇄회로기판(PCB) 전문업체인 대덕전자와 이수페타시스도 이날 장중 각각 3만2850원, 2만990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감산 효과가 삼성전자 실적에 당장 반영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3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감산효과가 실적에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인 2000억원을 소폭 밑돌 전망”이라며 “실제 감산 효과는 3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