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대 '희귀 도서' 만나보세요

입력 2023-06-28 16:01
수정 2023-06-28 16:02
대구문학관은 국내 문학관 가운데 최초로 보이는 수장고를 마련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 미술관 문학관의 소장품을 보관하는 수장고는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장소였지만 소장품의 공공성이 강조되면서 국내외적으로 개방형 수장고 도입이 늘고 있다.

보이는 수장고 신설과 함께 대구문학관 4층에서는 수장형 전시 ‘오래된 미래: 대구문학관 수장고 들여다보기’ 전시가 열리고 있다. 방대한 자료 앞에 10여점의 고서들이 전시돼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개인 창작 시조집인 최남선의 백팔번뇌(1926년), 춘향전, 심청전과 함께 가장 많이 읽힌 고전소설인 <됴웅전>, 단편소설을 엮은 이무영의 제1 창작집 <취향>(1937년), 우리나라 최초의 번역시집인 김억의 <오뇌의 무도>, 현진건이 프랑스 소설가 뒤마의 작품을 번안한 장편 번역소설집 <재활>(1928) 등이 전시돼 있다. 또 1926년 조선통신중학관이 펴낸 <조선시인선집>. 1931년 박영희의 소설평론집, 1953년 나온 임희재의 <희곡5인선집>도 볼 수 있다.

대구문학관은 소장품 가운데는 희귀성 때문에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귀중한 작품들도 많다.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년)는 3000만원을 호가하는 귀한 작품이다. 보이는 수장고에 전시 중인 <조선시인선집>은 거래가가 2000만원에 달한다. 이 밖에 박두진의 <해> (1949년), 구상의 <초토의 시>도 희귀본이다. 방문객은 보이는 수장고 벽면의 디지털아카이브를 통해 대표 작품의 전문을 확인할 수도 있다. 문학 연구 목적에 부합할 경우 사전 신청하면 연구용 PC를 통해 디지털화된 모든 자료의 전문 열람도 할 수 있다.<br />
하청오 대구문학관장은 “보이는 수장고는 유리 한 장을 두고 과거(문학 자료)와 현재(관람객)가 마주하는 소통의 공간”이라며 “국내 문학관 중 최초로 보이는 수장고를 운영하는 만큼 수장, 전시, 교육 등 문학 전반을 재활성화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