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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인베스트, 델리오 등 암호화폐 예치 서비스 업체들이 잇따라 출금을 중단하면서 씨파이(CeFi·중앙화금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들 업체는 은행 예·적금처럼 비트코인을 맡기면 연 10% 넘는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27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암호화폐 예치 서비스 업체들의 출금 중단이 잇따랐다. 하루인베스트는 지난 13일 암호화폐 입·출금을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 업체는 암호화폐를 예치하는 조건으로 연이율 최대 12%를 내걸었다. 또 다른 암호화폐 예치 서비스 업체인 델리오는 다음날 고객 출금 중지를 공지했다. 델리오 역시 최대 연 10.7% 이자를 주는 예치 서비스를 운영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서비스를 씨파이라고 부른다. 이는 'Centralized Finance(중앙화된 금융)'의 약자다. 용어는 생소하지만 예·적금이나 펀드 등 암호화폐를 이용한 모든 금융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
이들 업체는 고수익이 어떻게 정확하게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연 10% 이상의 이자를 내세우며 투자자를 현혹했다. 하루인베스트는 공식 홈페이지에 "외부 씨파이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모든 구성원의 자산을 직접 관리한다"며 "우리의 사내 트레이딩 팀은 시장 변동성과 관계없이 전문적으로 회원의 자산을 성장시킨다"고 주장했다.
암호화폐 운용업체는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영업을 신고해야 하는 암호화폐 사업자의 종류는 △거래업자(거래소) △보관·관리업자 △지갑서비스업자뿐이다. 다만 암호화폐 지위가 현재까지 불명확한 상황에서 운용 서비스 업자까지 사업자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금융당국은 "암호화폐 운용사는 당국의 감독 대상이 아니다"며 이들 사건을 사기 사건으로 보고 있다.
결국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에 암호화폐를 맡긴 투자자들은 해당 업체의 경영진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업계에 따르면 피해액은 1000여억원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암호화폐 관계자는 "이번 일로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가 줄어들 것 같다"고 우려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