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23세)이 범행 당시 피해자를 흉기로 111차례 찌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검찰과 JTBC 등에 따르면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범행 과정에서 이같이 잔혹함을 보였다. 시신의 지문 감식을 피하기 위해 관련 신체 부위도 훼손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정유정은 범행 직전 따로 지내왔던 아버지에게 전화해 살인을 예고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정은 통화에서 '큰일을 벌일 예정이고, 일을 저지르면 감당이 안 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정유정은 조사에서 "아버지 재혼으로 배신감을 느꼈다", "잘 맞지 않는 할아버지와 계속 살아야 해 좌절했다"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입과 공무원 시험 준비에 실패한 뒤에는 온라인에 '존속 살인'을 검색하기도 했다.
또 조사 당시 "분명 피해자를 죽였는데 살아나서 나에게 말을 했다"며 "나의 정신 감정을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범죄심리학자들은 망상에 따른 '심신미약' 판정을 노린 진술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검찰은 지난 21일 정유정을 살인, 사체손괴, 사체 유기, 절도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정유정이 범행을 결심하고 실행한 지난달 20~27일 정유정의 동선, 범행 대상 물색 방법, 범행 준비·실행 과정 등을 수사해 이번 범행은 단독으로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적 살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은 불우한 성장 과정, 가족과의 불화, 대학 진학 및 취업 실패 등 어린 시절부터 쌓인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다"며 "사이코패스적인 성격이 어우러져 본건 범행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수행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유족 지원에도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