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수장 샘 올트먼은 최근 인터뷰에서 “세계 많은 개발자가 오픈AI가 자신들의 API를 통해 직접 경쟁 제품을 만드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질문에 대답했다. 그는 “오픈AI는 챗GPT 이상의 제품을 만들 생각이 없으며, 챗GPT 안으로 많은 앱의 기능이 들어오는 것보다 챗GPT가 많은 앱에서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챗GPT는 다른 앱들을 활용해 특정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플러그인 기능이 있다. 예를 들어 레스토랑 예약을 챗GPT에 요청하면 오픈테이블 앱이 플러그인으로 작동된다. 그의 대답을 풀어서 말하면 오픈AI는 많은 스타트업이 활발하게 경쟁하는 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에 집중할 것이라는, ‘글로벌 골목상권 지키기’를 천명한 것이다.
더불어 올트먼은 오픈AI가 범용 AI(AGI)를 최초로 만드는 것을 미션으로 갖고 있다는 비전도 언급했다. 우리가 보통 파운데이션 모델이라고 부르는 기반기술 인프라의 영역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이다. 물론 기초영역에 집중하고 골목상권을 침해하지 않겠다는 것을 계약서로 써 놓은 것은 아니지만 그의 명성과 미래 비전을 감안하건대 챗GPT가 만들어낸 거대한 AI의 세상에서 ‘광물을 캐고’, ‘땅을 개간하고’, ‘건물을 세우는 일’은 우리의 몫이란 얘기다.
챗GPT만으로 되는 일은 많지 않다. 챗GPT의 환각작용(할루시네이션)은 언제 해결될지 모르기 때문에 정보의 정확성에 대한 확인은 반드시 필요하다. 대화를 할 수 있지만 접속을 새로 하거나 대화가 길어지면 이전 내용을 잊어버린다. 또 사람처럼 대화한다는 것은 물어본 것에 답하는 능력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맥락을 이해해 자연스럽게 말도 걸어야 한다.
정부와 기업으로 들어가면 제한은 더 커진다. 삼성은 챗GPT가 나오자마자 사용을 금지했다. 챗GPT의 서버는 미국에 있기에 기업의 중요 정보가 미국 서버로 흘러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최첨단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싶지만 이와 같은 보안 문제로 챗GPT를 쓸 수 없기에 대응되는 국내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야만 한다.
챗GPT로 AI 시대가 도래했고, 사람들은 AI로 바뀔 세상을 이미 대비하고 있다. 챗GPT가 만들어낸 AI의 토대에 그것을 활용해 만들어야 할 서비스는 무궁무진하다. 심지어는 경쟁되는 기초모델을 만들어도 ‘기꺼이’ 사용해 줄 기업과 정부라는 고객도 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명구는 내 삶에 큰 영감을 준 말이다. 어릴 때 세계를 누비는 상사맨을 꿈꿨던 것도 이 말 때문이었다. 지금 AI 시대에도 썩 어울리는 말이다. AI로 탄생한 ‘새로운 기술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