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로 사회문제 해결 도와"…칸 휩쓴 K마케팅

입력 2023-06-26 17:45
수정 2023-06-27 00:37

제일기획이 프랑스 칸에서 열린 광고제(19~23일)에서 글라스 부문 최고상인 그랑프리상을 받았다고 26일 발표했다. 글라스 부문은 양성평등에 기여한 캠페인을 평가한다.

제일기획의 수상작은 ‘똑똑 캠페인’이다.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아동학대 피해자가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경우가 많아 경찰 신고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은 캠페인을 기획했다. 신고자가 112에 전화를 건 뒤 아무 숫자나 두 번 연속 눌러 말하기 힘든 상황임을 알리도록 한 캠페인이다.

경찰은 이렇게 접수된 신고에 대해 ‘보이는 112’ 접속 링크를 발송해 즉각적인 초동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신고자가 말로 하지 않고, 화면 속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는 방식이다.

글라스 부문 심사위원단은 “똑똑 캠페인은 사회적 문제를 실제로 해결한 실용적인 아이디어”라며 “언어가 다른 국가에서도 확장 가능한 아이디어인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해당 캠페인 이후 보이는 112 서비스를 활용한 신고 건수가 42.7% 늘었다고 집계했다.

제일기획은 이외에도 스페인 법인이 삼성전자와 함께 기획한 ‘언피어(Unfear)’ 캠페인, 제일기획 영국 자회사 BMB와 유방암 연구·자선단체인 ‘브레스트 캔서 나우’가 진행한 ‘더 챗(The Chat)’ 캠페인 등으로 금상 1개, 은상 3개, 동상 4개를 받았다.

대홍기획 역시 만 30세 이하 광고 기획자들이 경쟁하는 ‘영 라이온즈 컴피티션’에서 한국 최초로 미디어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국가별 예선을 통해 선발된 참가자들은 제한된 시간 내에 현장에서 주어진 과제에 대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한다.

김현·송서율 대홍기획 아트디렉터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미디어 전략을 제시하라’는 과제에 ‘더 로어, 더 베터(The Lower, The Better)’ 기획안을 제출했다. 기획안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이용 시 저화질로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일반 화질로 영상을 재생하면 초고화질 영상 대비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데 착안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