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창립 12년 만에 '자산 100조' 눈앞

입력 2023-06-25 18:06
수정 2023-06-26 00:42
대구은행을 모태로 한 DGB금융그룹(회장 김태오·사진)이 창립 12년 만에 총자산 100조원 규모의 종합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했다. 2011년 대구은행 등 자회사 3곳, 총자산 31조2940억원으로 출발한 DGB금융은 이제 증권과 보험 등 자회사 10곳, 총자산 91조4144억원을 보유해 외형만 보더라도 세 배 가까이 성장했다. 10%에 못 미쳤던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도 40% 수준까지 상승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성장통도 작지 않았다. 2018년 채용 비리 사태로 경영진이 퇴진하는 등 내홍을 겪은 이후 지배구조 선진화를 통해 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금융지주 회장이 결정하던 은행장 등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 투명성을 확보하고, 사외이사 등 이사회의 경영 감시 기능도 강화했다.

2020년 이후 대구은행장을 맡았던 임성훈 전 행장과 황병우 현 행장은 2년 가까이 어학 능력 개발과 현장 직무교육(OJT), 전문가와의 1 대 1 멘토링 등 과정을 거쳐 선발됐다. 우리금융이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DGB금융의 CEO 육성·승계 절차를 참고했을 정도다.

DGB금융은 ‘주인의식’과 ‘존중’ ‘전문성’을 핵심 가치로 삼고 조직문화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직위·직급을 폐지하고 호칭을 매니저로 통일한 것도 자유롭고 수평적인 소통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DGB금융은 지방 금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수도권 영업 확대, 디지털 전환 등도 추진하고 있다. 2018년 하이투자증권에 이어 2021년 벤처캐피털(VC)인 하이투자파트너스, 핀테크 스타트업인 뉴지스탁을 차례로 인수하며 디지털 금융 시대를 준비해 왔다.

서울 중구 다동에 조성한 DGB금융센터에서는 시니어 기업금융 영업 전문가(PRM)를 영입하고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확장하고 있다. 서울 다동 옛 대우조선해양빌딩에 문을 연 DGB금융센터엔 대구은행 서울영업부와 DGB생명, DGB캐피탈 등 자회사 본사가 집결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끌어올렸다. 은행 지점장을 거쳐 퇴직한 베테랑 은행원을 재고용하는 PRM 제도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019년 PRM 도입 이후 3년간 대구은행의 수도권 지역 기업대출 증가율은 33.6%에 달한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브랜드 마케팅은 고객 증가와 여·수신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대구은행 모바일 뱅킹 앱인 ‘IM뱅크’ 이용 고객은 현재 161만 명으로 2020년 말(94만 명)에 비해 71.3% 늘었다. 같은 기간 IM뱅크 대출금은 6412억원에서 1조2665억원으로 97.5% 급증했으며 예수금도 1조9209억원에서 3조6608억원으로 90.6% 늘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