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돌아온 신용대출…"금리 더 싼 주담대로 갈아타자"

입력 2023-06-25 17:40
수정 2023-07-03 20:22
올해 들어 대출 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 신용대출 평균 취급 금리는 올해 초만 해도 연 6%대를 웃돌았지만 지난달 연 5%대까지 내려앉았다. 이처럼 금리가 하락하면서 현재 신용대출을 보유한 차주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하반기에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시장 금리는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신용대출의 중도 상환이나 만기 연장을 고려하고 있는 차주라면 어떤 전략이 유효할까.


먼저 주택 등 부동산 소유자라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저렴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신용대출을 갚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의 분할상환형 주택담보대출 평균 취급금리는 연 4.25~4.62%로 올초(연 4.65~5.23%) 대비 상·하단 금리가 최대 0.61%포인트 떨어졌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담보인정비율(LTV)이 집값의 최대 70%로 상향됐다는 점도 메리트다.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 한도 역시 기존 연 1억원에서 2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자가 더 저렴한 은행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도 눈여겨볼 만하다. 금융회사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모바일 앱을 통해 은행·저축은행·캐피털 등에서 받은 기존 대출을 타사 대출과 비교 조회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출시한 ‘온라인 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를 통해 낮은 금리로 이동한 대출 자산은 지난 21일 기준 약 5005억원(1만9778건)으로 집계됐다. 이동 추이를 보면 신용대출 대환이 잔액 기준 약 80%를 차지했다. 이 기간에 대환한 차주가 절감한 총 연간 이자 규모는 1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대환대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은행 간 혜택 경쟁도 치열하다. 우리은행은 대환대출 서비스 고객을 대상으로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자체 은행 앱에서 신용대출을 갈아타면 중도상환수수료와 인지세 등 1인당 대출 거래비용을 최대 10만원까지 지원한다. 하나은행은 대환대출 서비스 전용 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잔액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사용해 금리 하단을 연 4%대 중반까지 낮췄다. 연 5%대인 일반 신용대출 금리 하단 대비 약 0.7%포인트 낮다. 신잔액 코픽스는 일반 금융채나 신규 코픽스보다 변동 폭이 작아 금리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단 대출을 갈아타기 전 중도상환수수료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주요 시중은행은 대부분 처음 대출을 실행하고 3년 안에 갚으면 1.5% 안팎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내도록 하고 있다. 1.5% 안팎의 수수료가 대환대출로 절감할 수 있는 이자보다 크다면 다른 은행 금리가 낮아도 대환하지 않는 게 유리하다.

일시상환 방식 신용대출을 보유하고 있다면 일부를 갚고 분할상환으로 갈아타는 것도 좋다. 매달 원금이 줄면서 이자가 함께 감소하기 때문에 총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금리와 자산시장 침체 등으로 예·적금, 주식 등으로 초과이익을 내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기 불황이 심할 땐 부채를 줄이는 것도 일종의 투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