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가 흑인 청소년들의 도 넘은 집단행동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남부 브론즈빌의 한 주요소가 표적이 됐다.
22일(현지시간) 시카고 ABC방송 등 현지 언론은 지난 20일 밤 9시30분께 시카고 남부 브론즈빌의 한 주유소에 10대 흑인 청소년 100여명이 난입해 차량과 시설을 파손하고 주유소 내 편의점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시카고 도심에서 최대 1000명에 달하는 흑인 청소년들이 몰려나와 난동을 피우고, 20대 백인 여성을 이유 없이 집단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또 지난달에는 시카고 남부 교외 도시 틴리카프의 축제 현장에서 청소년 400여명이 패싸움을 벌여 행사가 예정보다 일찍 종료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흑인 청소년들은 '블랙라이브즈매터(BLM)' 운동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발생한 전국적인 인종 정의 항의 시위·폭력 사태를 계기로 '블랙 파워', '블랙 틴스 테이크오버(Black Teens Takeover·흑인 10대들의 주도권 장악)'를 외치며 집단행동 이벤트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규모 모임을 계획, 실행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브론즈빌 주유소가 표적이 됐다.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주유소를 습격한 흑인 청소년들은 장난하듯 주유소 내 편의점 유리창을 깨고 물건을 약탈했다.
시카고 경찰 당국은 "이 과정에서 18세 여성 1명이 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면서 "이들을 해산하기 위해 수십명의 경찰관이 현장 출동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무리 가운데 5명을 '무모한 행위' 혐의로 기소하고 1명은 미성년자 불법 알코올 소지 혐의로 기소했다. 2명은 청소년 통금 위반 혐의로 구금했다"고 덧붙였다.
사건 현장 인근 주민들은 특별한 목적 없이 단지 '신날 것 같다'는 이유로 이런 일을 벌이는 청소년들의 행동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차원에서 이들 청소년과 부모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