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23일 15:2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PF 시장의 위기가 후발주자인 부국캐피탈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조윤철 부국캐피탈 사장(55·사진)은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장 상황이 초토화되면서 사업성이 정말 좋은 곳도 리파이낸싱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부국캐피탈 자금 운용의 제1원칙은 리스크 관리"라며 "현 시점에서 부동산 PF를 주목하는 역발상 투자는 오히려 안전하게 고수익을 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지난 12일 정식으로 출범한 부국캐피탈의 초대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조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JB우리캐피탈에서 재무관리실장과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기업금융본부장 등을 지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네트워크가 탄탄하고, 리스크 관리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부국캐피탈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받은 미션은 첫째도, 둘째도 리스크 관리다. 김중건 부국증권 회장도 그에게 리스크 관리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조 사장은 "캐피탈사는 자기자본을 직접 투자하며, 여신의 비중이 높다 보니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여느 최고경영자(CEO)들과 마찬가지로 취임과 동시에 향후 3년, 5년 내 어떤 성과를 내겠다는 경영계획을 세워 김 회장에게 보고했지만 의외의 반응이 돌아왔다. 조 사장은 "숫자로 보여지는 실적을 내는 것보다 리스크 관리를 통해 부국캐피탈의 기반을 탄탄히 닦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씀을 해주신 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김 회장은 부국증권을 통해 자본금 900억원을 출자하며 첫 출범하는 부국캐피탈에 힘을 실어줬다. 조 사장은 "캐피탈사가 출범할 땐 자본금 200억원으로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시작부터 실탄을 든든하게 마련해주신 만큼 더 책임감을 갖고 자금을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부국캐피탈은 증권사(부국증권)와 자산운용사(유리자산운용)가 하지 못하는 여신금융업을 중심으로 그룹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도 다른 계열사가 구축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 사장은 "메자닌 투자와 인수금융 등 기업금융에 무게를 두며 성장성이 높은 중소벤처기업도 발굴해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자신만의 투자 원칙이자 좋은 투자처를 발굴하는 비결로 '노-예스' 전략을 꼽았다. 노(NO)를 예스(YES)로 바꾸는 전략으로 부국캐피탈에선 이를 '녜스 전략'이라 부른다. 조 사장은 "쏟아지는 투자 요청건을 검토하는 입장에서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된다는 식으로 'NO'만 외치며 투자를 고민해선 발전이 없다"며 "안 될 것 같은 투자건도 조건을 바꿔 역제안해 'YES'로 만드는 게 좋은 투자처를 찾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