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희는 눈(目)에 진심인 작가입니다. 초기엔 눈 형태를 연속 복제하거나 공허한 눈들이 떠다니는 의식 너머의 풍경 같은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그러다가 눈에 마음을 담기 시작합니다. 눈과 마음이 만나는 많은 작품 중 ‘정직한 시선’이라는 제목이 재미납니다. 과연 그 눈빛이 어떤 모양일지 작품을 한번 찾아보기 바랍니다.
큐레이터 후후씨의 ‘인사동 편지’ 배우 김서형은 거식증 환자처럼 말랐다김서형은 마치 거식증 환자처럼 말랐는데 드라마 ‘종이달’ 때문으로 보인다. 신경쇠약에 걸린 여자가 통통하면 그게 말이 안 될 것이다. ‘종이달’은 동명의 일본 작품을 바탕으로 하는데 영화 주인공은 미야자와 리에였다. 리에에게 ‘종이달’은 하나의 분기점이었다. 리에와 비슷한 사정의 김서형에게도 터닝 포인트가 필요한 시기다.
영화평론가 오동진의 ‘여배우 열전’ 갈 길 멀어 힘들다면 말러와 브람스를말러의 교향곡은 압도적 에너지를 자랑하며 수많은 클래식 팬의 사랑을 얻었지만 초기 평론가들은 싸늘했다. ‘전통적이지 않은 대편성’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요하네스 브람스는 교향곡 1번을 발표하기까지 무려 21년이 걸렸다. 갈 길이 너무 멀어 잠시 쉬어 가고 싶을 때 이들의 노래는 좋은 위로가 될 수 있다.
한경아르떼필 조동균의 ‘아는 클래식 몰랐던 이야기’ 들풀과 나무는 사람들 울음소리 들릴까기발한 식물판타지가 있으니 천선란 작가의 ‘나인’. 손톱 끝에서 식물이 자라고 식물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소녀의 이야기다. 작가는 “8년 전 한적한 공원 벤치에 앉아 목 놓아 울다가 문득 나무와 들풀이 듣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 나무는 얼마나 많은 사람의 울음을 들었을까 고민도 했다”는 말을 책에 적었다.
소설 애호가 소심이의 ‘소심이의 참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