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치매 노인이 실종 6시간 만에 얼굴에 피멍이 가득한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결과 할머니는 넘어져 다친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경기 양주경찰서는 지난 14일 실종됐던 80대 할머니 A 씨의 당시 동선을 분석한 결과, 폭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해 수사를 종결하기로 했다.
A 씨의 실종 장소인 병원에서부터 마지막 발견지까지 폐쇄회로(CC)TV에 담긴 화면에 따르면 그가 혼자서 여러 번 넘어지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할머니가 5시간 넘게 혼자 걸어간 것을 파악한 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A 씨의 가족에게 설명했다. 가족들은 "가해자가 있었다면 트라우마가 심했을 텐데 오히려 다행이다"라며 결과를 납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 씨는 지난 14일 오후 1시께 의정부의 한 병원을 아들과 함께 방문했다가 아들이 잠시 진료실에 들어간 사이 실종됐다.
A 씨는 약 6시간 만에 병원에서 6km 정도 떨어진 양주시의 길가에서 발견됐다. 당시 그는 얼굴과 이마 등에 멍울이 지는 등 상처를 입어 가족들이 폭행 가능성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A 씨 지인과 가족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할머니가) 안와골절이 심한 상태이신데 눈가 주변에 피가 많이 고여 응급실에서 급하게 피를 빼내는 시술도 한 상태고, 왼쪽 고관절도 나가 어제 수술을 받으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과 안면의 피멍과 상처들은 넘어져서 생긴 상처가 아니라 폭행에 의한 상처라고 생각된다"며 "어떻게 이런 일을 당했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한 바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