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착공을 앞둔 서울 서부선 경전철의 서대문구와 은평구 경계 부근에 들어설 ‘102번 정거장’ 위치를 두고 두 구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맨 처음에는 서대문구 쪽(명지전문대 앞)에 정류소가 설치될 것 같았는데 이후 은평구 쪽(응암초 앞)으로 내용이 수정됐다. 이에 서대문구는 주민 공청회 등을 열어 ‘원안 복구’를 요구하고 있다.
서대문구는 지난 16일 서울 홍은동 서대문문화체육회관에서 ‘서부선 102역사 관련 구민 공청회’를 열었다. 두산건설은 2017년 서울시에 낸 사업제안서에서 102번 정거장을 ‘서대문구 명지전문대 인근’으로 표시했다. 두산건설은 이후 서울시·기획재정부 검토와 제3자 제안공고를 거쳐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고, 2021년 4월 수정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때 정거장 위치는 ‘은평구 응암초’로 돼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지난해 취임한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정거장 위치가 바뀐 이유가 석연치 않다”며 원상복구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명지전문대에 역사가 만들어져야만 서부선이 ‘간선망’으로 더욱 잘 기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도시철도 사업이 이미 진행돼 위치를 바꾸기 힘들다고 밝혔다. 2008년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 기본계획, 2020년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등에는 102번 역사 위치가 은평구 응암초 인근으로 표시돼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