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산업으로 변신을 꿰하는 시멘트업계가 대기환경 배출물질 개선에 필요한 환경투자를 위한 정부 지원을 호소했다. 자체 여력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엄태영, 이철규, 유상범, 권성동 의원이 공동 개최한 ‘시멘트 생산시설 주변 대기환경 정상화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시멘트 생산시설의 환경관리 현황 점검과 효과적인 관리 방안 및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 수립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산업계, 학계,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물론 지역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약 150명이 참여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시멘트 생산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질소산화물 저감 장치의 설치와 관련한 국가 지원방안이 ‘핀셋’ 의제로 부각됐다. 미세먼지의 일종인 질소산화물(NOx)은 오는 7월 1일부터 통합관리 대상 업종에 시멘트 제조업이 추가되면서 최대 배출기준이 기존 270ppm에서 강원 및 충북지역 시멘트공장의 경우 118ppm~168ppm으로 강화됐다.
시멘트업계는 향후 규제 강화를 대비해 순환자원 사용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순환자원 재활용 확대시 질소산화물은 물론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 배출 저감효과가 뚜렷하다. 아울러 현행 SNCR(선택적비촉매 환원설비)의 효율개선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SCR(선택적 촉매 환원설비)을 도입하자는 일부 주장에 대해 토론 패널로 참여한 한국시멘트협회 이창기 부회장은 “OxyFuel, SCR 등 다른 저감기술 도입에 따른 기술적, 공간적, 경제적 문제점이 상존한다”며 “성능 검증 등 기술적 안정성에 대한 충분한 연구와 현장 적용으로 효과가 입증되어야 도전 가능한 과제”라고 말했다.
협회 측은 지난 5년간 환경 부문 설비투자에만 약 2조315억원을 투입했으며 SCR 설치 시 운영비만 매년 약 7000억원 이상 필요하다고 추산한다.
협회 측은 토론회에서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유럽과 달리 국내는 저리 융자 정도의 지원만 이뤄지는 데 대한 아쉬움을 표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절반 수준에 불과한 현재 시멘트 판매 가격을 감안할 때 재원 마련에 큰 어려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한때 우리나라보다 많았던 일본의 시멘트 생산이 급감한 것을 지적하며 "국내 시장 규모도 일본의 전례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호소했다.
시멘트협회는 지난 16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로 열린 시멘트 가격 간담회에서도 설비투자 비용 부담을 거론하며 가격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간담회에서 이현준 한국시멘트협회장 겸 쌍용C&E 사장은 전력요금 상승 외에도 탄소 중립을 위해 수조원의 설비투자 비용을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앞서 쌍용 C&E와 성신양회 등 시멘트 업체는 내달부터 가장 많이 쓰이는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t당 각각 14.1%와 14.3% 인상하겠다고 밝혔으나, 레미콘과 건설업계는 크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