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지하철역이 가깝거나 환승이 가능한 이른바 ‘다중 역세권’에 들어서는 아파트 단지가 분양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교통 편의성과 역세권 개발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건설과 경전철 추진 등 추가적인 교통 호재가 있는 단지도 늘고 있다. 아파트 단지에서 여러 지하철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일수록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반기 서울 주요 다중역세권 인접 아파트가 분양에 나설 예정이어서 실수요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늘어나는 다중환승역18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역을 시작으로 다섯 개 노선이 지나는 환승역이 잇따라 등장할 전망이다. 우선 다음달 대곡소사선이 개통되면 김포공항역에는 지하철 5·9호선과 공항철도, 김포골드라인에 대곡소사선까지 다섯 개 노선이 지나간다.
지하철 2·5호선과 경의중앙선, 수인분당선을 이용할 수 있는 왕십리역은 2026년 서울 경전철 동북선이 개통되면 다섯 개 역이 지나는 환승역이 된다.
경기 안산시 초지동에 있는 초지역은 지하철 4호선과 수인분당선, 서해선이 지나고 있다. 앞으로 신안산선, 인천발 KTX 등이 연결된다. 서울 공덕역과 서울역, 디지털미디어시티역, 경기 인덕원역과 대곡역, 부산 사상역 등이 향후 철도 개통에 따라 다섯 개 노선이 지나가는 다중환승역이 될 전망이다.
다중역세권은 주변이 개발될 가능성이 커 미래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청약을 받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 가재울 아이파크’가 대표적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52가구 모집에 4672명이 몰려 평균 89.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공항철도와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가좌역과 붙어 있다. 지하철 6호선과 경의중앙선, 공항철도가 지나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과도 가깝다. 게다가 현재 추진 중인 대장홍대선, 강북횡단선이 완공되면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 정차할 예정이다.
지난달 청약을 받은 경기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 퍼스비엘’도 303가구 모집에 3356명이 1순위 통장을 썼다. 평균 경쟁률 11.1 대 1을 나타냈다.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10억5000만원 선에 책정돼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음에도 청약에서 흥행했다. 인덕원 일대가 경기 남부 교통 요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인덕원역에는 지하철 4호선 한 개 노선만 지나고 있지만 월곶판교선과 동탄인덕원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KTX-이음 등이 연결될 예정이다.
공덕·반포·잠실 분양 잇따라앞으로 서울에서 여러 개 역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다중역세권 단지의 분양이 잇따른다. 마포구 공덕동에서는 ‘마포자이힐스테이트’가 연말 분양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GS건설과 현대건설이 공동 시공하는 이 단지는 총 1101가구 중 456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이 단지는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과 공덕역 사이에 있다. 공덕역에서는 지하철 5·6호선과 공항철도, 경의중앙선을 이용할 수 있다. 이 단지의 예상 분양가는 3.3㎡당 4000만원 선이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등 공덕동 일대 기존 아파트 단지 시세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돼 관심을 끌고 있다.
하반기 분양 예정인 서초구 방배동 ‘디에이치방배’(방배 5구역)는 지하철 4·7호선이 지나는 이수역이 가깝다. 내방역(7호선), 방배역(2호선)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이 단지는 총 3080가구 중 1686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역시 3호선 잠원역, 7호선 반포역이 맞닿아 있다. 이 단지는 3307가구의 대단지로 일반분양 규모는 236가구다.
송파구 신천동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잠실래미안아이파크’는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2·8호선 잠실역, 9호선 한성백제역 등이 가깝다. 총 2678가구 중 578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