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용인·평택의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2021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호재가 있는 이른바 ‘반세권’ 지역과 실수요가 많은 신분당선 역세권을 중심으로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시세 반등 조짐이 뚜렷해지자 투자자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화성시 갭투자 건수는 74건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아실은 매입 후 직접 거주하지 않고 3개월 이내 전·월세 계약을 체결하면 갭투자로 본다. 전·월세 계약 신고 기한은 한 달이므로 2월에 매매 계약을 체결하면 5월에 전·월세 계약이 맺어진 건까지 갭투자로 본다는 설명이다.
지난 2월 화성 갭투자 건수는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총 99건으로 2021년 9월(105건)에 근접했다. 동탄시범마을월드메르디앙반도유보라는 전용면적 59㎡ 타입이 3월 말 4억8400만원에 손바뀜했다. 같은 집이 매매계약 다음 날 4억2000만원에 전세로 거래됐다.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가 3억원을 웃돈 2021년에 비해 5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든 셈이다.
용인 수지구에서는 아직 집계 기간이 두 달 넘게 남은 4월에 총 46건의 갭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9월(50건) 후 최대다. 소형 원룸·투룸이나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가 2억원 이하인 주택 위주로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죽전동 새터마을죽전힐스테이트 전용 84㎡ 타입은 4월 4억1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전달 5억8000만원에 매매된 것을 고려하면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가 1억7000만원이다. 작년 6월만 해도 매매가와 전셋값 격차가 3억원 가까이 벌어졌다.
경기 평택도 갭투자가 고개를 들고 있다. 3월 총 68건의 갭투자가 이뤄졌다. 거래가 얼어붙었던 작년 말(31건)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평택센트럴자이3단지 전용 72㎡ 타입이 4월 3억5000만원에 매매됐는데, 같은 집이 1주 뒤 2억4000만원에 전세로 나갔다. 2021년 2억8000만원까지 벌어진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가 작년 매매가 하락으로 줄어들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위원은 “용인 처인구와 남사읍 반도체 단지는 명확한 호재가 있어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