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개 종목의 주가 폭락 사태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인터넷 카페 운영자 강기혁씨와 함께 주식을 사고판 VIP 리스트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7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견 식품화학업체 창업자, 코스닥 상장사 대표 등이 강씨와 함께 서로 주식을 사고팔며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제보자는 이들이 이번에 폭락한 주식을 사고 팔아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주가조작의 일종인 통정매매를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씨는 이들과 함께 투자했던 것은 사실이나 불법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강씨는 주가 폭락 닷새 전쯤 사무실에 있던 짐을 다 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무실은 강씨의 VIP 리스트에 있는 투자자 회사의 한켠에 있었다.
사무실 건물에는 강 씨와 함께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진 오모씨가 대표인 C사와 자회사 D사가 입주해 있다.
강씨는 지난 14일 동일산업·동일금속·만호제강·대한방직·방림 등 5개 종목 주가가 하한가를 찍으며 동반 추락한 배경으로 지목된 네이버 카페 'A투자연구소' 운영자다.
이들 종목은 이날 오전 내내 약세를 보이다가 방림이 오전 11시 46분께 가장 먼저 가격제한폭까지 내렸고 이어 동일금속이 11시 57분 하한가까지 폭락했다. 동일산업과 만호제강, 대한방직은 낮 12시 10∼15분께 차례로 하한가에 진입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해당 5개 종목에 대해 15일부터 해제 필요시까지 매매 거래를 정지하기로 하고 조회 공시를 요구했다.
강씨는 이번 하한가 사태의 원인이 증권사들의 대출제한과 만기연장 금지 조치에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과 카페 회원들이 주로 장기투자를 위해 증권사 대출을 활용했는데 대출이 크게 제한되고 반대매매 위기에 몰리자 보유 지분을 급히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