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불났어요" 소방차 12대 긴급 출동…장난전화였다

입력 2023-06-16 15:40
수정 2023-06-16 16:02

소방에 악성 허위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면서 당국이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16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4월 22일 오전 3시 12분께 익산시 오산면에서 '아파트에 불이 났다'는 50대 A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익산소방서는 가구가 밀집된 아파트인 점을 고려해 지휘차와 펌프차 등 12대를 긴급히 출동시켰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들은 불을 찾아볼 수 없었다. A씨가 거짓 신고를 했던 것. 결국 소방 당국은 A씨에게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또 완주 상관면에 사는 50대 B씨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 욕설 등을 섞어 130여건의 악성 신고를 했다. 지난해에는 4만9000여건의 악성 신고를 한 60대 C씨도 있었다. 당국은 경찰에 이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달에는 인터넷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의 한 BJ가 술에 취해 119 긴급신고센터에 장난전화를 거는 모습이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 BJ는 술 마시는 방송을 진행하던 중 술에 취해 119에 장난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상황요원이 자신의 위치를 묻자 그는 "지금 그 어디지? 전화 다시 할게요"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소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19에 신고한 뒤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무응답' 또는 사용자 부주의 및 실수에 의한 '오접속' 신고가 인천 전체 119 신고의 30%에 달했다. 소방 관계자는 "장난전화가 실제 출동으로 이어질 경우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곳에 피해가 갈 수 있다"고 밝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5년 6개월간 119 장난전화는 모두 3692건이다. 권역별로는 경기가 1554건으로 42%를 차지했으며 서울 638건, 전북 421건, 경북 239건, 대전 179건 등이다. 2021년에는 한 해 동안 249건의 119 장난전화가 상황실로 걸려 왔는데 경기가 11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북이 43건으로 그다음이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