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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1조 위안(약178조원) 규모의 특별채권을 발행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소도시를 중심으로 2주택 규제를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리오프닝(코로나19 이후 경제 재개)에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자 내놓는 특단의 대책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건설·부동산 시장 활성화와 국가부채에 의존한 대책으로는 중국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별국채 찍어 지방정부 부채 상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은 수십억달러의 새로운 인프라 지출과 부동산 투자자의 주택 구매를 장려하는 규제 완화를 포함해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주요 조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먼저 당국은 1조 위안 규모의 특별국채를 발행해 대규모 인프라 사업과 경제 성장 계획에 활용한다. 국채는 지방정부 부채를 상환하는 데도 간접적으로 쓰인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규모는 66조 위안으로 추산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 때마다 지방 정부는 인프라 개발과 부동산 시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출을 끌어썼다. 이같은 지방 부채는 금리가 오를 경우 중국 경제를 순식간에 무너뜨릴 수 있는 '뇌관'으로 지적된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야오 웨이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앙 정부가 상대적으로 탄탄한 재정 건전성을 바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시를 구제할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신뢰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소도시를 대상으로 2주택 금지 규제를 해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2010년부터 부동산 투기 방지를 위해 각 지방정부별로 2주택 구입을 금지해왔다. 중국에서 8번째로 큰 도시인 우한은 지난 3월 2주택 규제를 자체적으로 해제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이르면 16일 이같은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문제는 부채와 비효율성" 지적도 당국이 이같은 대책을 검토하는 것은 리오프닝 이후 경기가 빠르게 식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내수 부진 △산업 생산성 감소 △높은 청년 실업률 등의 고질적인 문제에 발목잡혀 기대만큼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5월 중국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대비 12.7% 증가해 4월의 18.4%에 비해 크게 둔화했다. 전월 대비로는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5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3.5% 증가해 3월(3.9%)과 4월(5.6%)에 비해 성장폭이 줄어들었다. 16~24세 실업률은 전달보다 0.4%포인트 오른 20.8%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중국 내에서도 국가 주도의 경기부양책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가계 소득과 소비를 부양하는 게 아니라 국가 부채를 늘려 성장을 쥐어짜는 '낡은 방식'이라는 것이다.
관 타오 중국은행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한 세미나에서 "2012년 이후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하락하고 특정 부문의 높은 부채 수준과 비효율성으로 인해 위기가 닥쳐왔다"며 "앞으로는 점점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며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점점 줄어들고 언젠가는 문제를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주택 규제 완화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투자은행인 샹슨앤코의 션 멍 이사는 "사람들이 거주 목적 외에는 주택을 구매할 유인이 거의 없다"며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믿음은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