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로봇을 산업 현장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안전한 작업환경을 만들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포스코그룹 정보기술(IT) 계열사 포스코DX가 계열사에 로봇을 투입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회사는 계열사 생산라인 자동화 프로젝트로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2025년부터 로봇 자동화 솔루션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정덕균 포스코DX 대표(사진)는 15일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열린 ‘로봇,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가속 페달’ 전시회에서 “포스코 광양·포항제철소와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을 포함해 100개가 넘는 생산 현장에 로봇을 적용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달 광양제철소 아연(Zn) 도금 공정에 드로스(찌꺼기)를 인공지능(AI)으로 인식한 뒤 자동으로 걷어내는 로봇을 도입했다. 419도가 넘는 액체 아연을 휘젓는 업무를 사람 대신 로봇에 맡긴 것이다.
포항제철소에선 로봇이 냉연 강판을 자른다. 두루마리 휴지처럼 말린 강판 코일(coil)을 자르고 묶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막는 동시에 생산성도 높이려는 의도다. 이 로봇은 1시간에 400개의 코일을 자를 수 있다. 1600도 이상의 뜨거운 쇳물을 가래떡 형태로 뽑아내는 연주 공정에도 로봇이 도입되고 있다. 과거엔 쇳물이 쏟아져 나오는 노즐이 불순물로 인해 막힐 경우 근로자가 두꺼운 방열복을 입고 노즐 입구를 쇠막대기로 쑤셔야 했다. 포스코는 이 연주 노즐을 로봇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물류 분야에서도 로봇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포스코그룹은 개당 무게가 25t에 달하는 냉연 코일 2개와 10t에 달하는 받침대(팰릿)를 동시에 옮길 수 있는 무인운송로봇(AGV)을 제철소마다 20대 이상 도입해 통합 관제하고 있다. 건설사인 포스코이앤씨는 안전점검로봇, 용접로봇, 시공자동화로봇 등을 건설 현장에 적용 중이다.
정 대표는 “로봇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성남=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