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파두부는 매콤한 음식이어서 달콤한 술과 잘 어울리고, 밥은 쌀로 만들어진 술과 먹었을 때 서로 풍미를 살려줍니다.”
올해 비넥스포 아시아에선 와인 시음 외에도 총 40개의 마스터클래스와 콘퍼런스 등 와인을 비롯한 주류산업 전반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세션이 열렸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세션 중 하나는 ‘소믈리에 페어링 배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베트남의 이름난 소믈리에들이 각자 하나의 음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을 추천하고, 청중 투표를 통해 우승자를 선정하는 이벤트다.
이날 페어링한 음식은 마파두부덮밥. 세 명의 소믈리에는 이 음식과 곁들일 술로 각각 오스트리아의 와이너리 슐로스 고벨스버그(Schloss Gobelsburg)가 만든 브뤼 로제 와인과 프랑스 샤토 쉬뒤로(Chateau Suduiraut) 화이트와인, 그리고 일본 하나가키 사케를 내놨다. 청중은 아시아 음식에 자주 사용되는 쌀은 씹을수록 단맛이 나기 때문에 드라이한 와인이 어울린다거나, 매콤한 음식은 달콤한 향이 나는 술과 어울린다는 등 소믈리에의 설명을 들으며 술과 음식을 즐겼다. 청중 판정 결과는 사케의 승.
세계 소믈리에 챔피언이나 유명 와인업계 종사자 등의 강연도 이어졌다. 한국 대표로 참석한 문정훈 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 교수(사진)의 ‘2023 한국의 주류 소비 트렌드’ 강의는 100여 명의 좌석이 가득 찼다. 소주와 맥주, 막걸리 등 기존 인기 주류 대신 와인과 위스키, 증류식 소주가 유행하는 현상을 짚었다. 30대 여성이 와인 소비를 주도하는 것도 특징 중 하나라고 발표했다. 강의가 끝나자 한국 와인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인 각국 와인업계 종사자들은 긴 줄을 서서 질문하거나 자료를 요청하기도 했다.
싱가포르=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