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함평군수가 건설 예정인 골프장 진입도로 위치를 지인들이 보유한 토지 인근으로 바꾸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이 15일 공개한 ‘선거철 공직기강 등 점검’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이상익 함평군수는 2021년 3월 지역 내 조성 중이던 골프장 진출입구를 당초 사업자가 신청한 무안-광주고속도로 문평나들목(IC)이 아닌 동함평IC 인근으로 변경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자 함평군 간부들은 “사업자가 국토계획법에 따른 모든 절차를 완료해 군은 신청대로 인가해 줄 수 밖에 없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이 군수는 보고 내용을 무시하고 골프장 진입로가 동함평IC를 통과해 A리 인근으로 진입하도록 진출입구를 변경하라고 거듭 지시했다.
당시 이 군수는 사업자가 신청한 진출입구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감사원은 “이 군수 주장과 달리 A리 인근으로부터 함평읍내까지 거리가 더 멀고 도로 여건도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A리 인근에는 이 군수의 지인들이 보유한 토지가 도로 개설 시 수혜 지역으로 포함돼 있었다. 특히 한 지인은 이 군수가 진출입구 변경을 지시한 2021년 3월과 함평군이 진입도로 경로를 확정한 같은 해 7월을 토지를 추가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이 군수는 골프장 사업자 반대에 대비해 원래 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진입도로 건설비용을 함평군이 부담하도록 지시했다.
그 결과 감사원은 골프장 사업자에 설계비 및 교통영향평가 등 용역비 25억원, 함평군에 진입도로 개설비 29억원 등 손해 위험을 발생시켰다고 판단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에는 이 군수에 대한 엄중한 주의를 촉구하라고 요구했다.
한국서부발전이 직원용 휴가철 숙박시설 이용권을 공기업 경영평가위원인 대학교수 등 외부인들에 제공한 사실도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서부발전 간부 2명은 2018~2019년 경영평가위원 등 외부인 11명에 26차례에 걸쳐 2000만원 상당의 숙박시설 이용권을 제공했다. 이들은 직원 워크숍 등을 실시한 것으로 허위 문서를 작성해 해당 비용을 집행했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국방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전쟁기념관을 운영하는 전쟁기념사업회는 2021년 이상철 당시 회장이 국내 출장에 배우자를 7번 동반할 때 출장계획 수립과 여비 정산 등 업무를 부당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회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지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