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 논란 속에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이 추가로 중국으로 향했다. 여당은 '조공 외교' 공세를 이어갔다.
15일 민주당에 따르면 도종환·김철민·박정·유동수·김병주·민병덕·신현영 의원 등 7명은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이들은 오는 18일까지 3박 4일 동안 중국과 티베트를 찾는다. 중국 정부 초청에 따른 방문으로 비용은 모두 중국 측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에서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교육과학문화보건위원회 주임 위원(장관급), 국제관계 증진 기관인 국제우호연락회 부회장(차관급) 등을 면담하고, 티베트에서는 티베트 자치구 인민대표대회(인대) 부주임 등을 만날 계획이다.
방중단 부단장인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싱하이밍 대사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했다"면서도 "주한 중국대사 발언 한마디에 모든 외교적 교류가 끊겨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오히려 그런 발언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양국의 우호적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며 "외교는 정치적 흑백 논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때일수록 더 만나고,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에 일정을 강행하게 됐다"며 "정치적 만남은 거의 없고, 철저히 문화교류 차원에서 이뤄지는 방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혹시 중국 측에서 대한민국 국격을 훼손하는 발언이 제기된다면, 단호하게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품격에 걸맞게 행동하겠다"고 덧붙였다.
방중단장을 맡은 도종환 의원은 "한중 간 문화·관광 교류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자고 이야기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소속 김태년·홍익표·고용진·홍기원·홍성국 의원 등 5명은 지난 12일 베이징으로 출국했고, 이날 저녁 귀국할 예정이다. 비공개로 진행했던 이들의 방중이 전날 공개되자, 싱하이밍 대사의 고압적 발언으로 한중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중국에 머물고 있는 홍익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조공 외교'를 자처했다는 여당의 지적에 "부적절하다"며 "외교 문제를 정쟁으로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싱하이밍 대사 발언이 부적절하고, 우리 국민의 감정을 훼손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대사를 '부적격자'로 지정하자고 하면 도대체 한중 관계는 어디로 가겠느냐"고 반문했다.
대책위 차원에서도 이날 성명을 내고 "무능한 정부 대신 중국과의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야당의 노력을 여당은 내부 정치 선동에나 악용하고 있다"며 "미·중은 실리를 챙기는데, 냅다 흥분하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면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연일 공세를 펴고 있다. 전날 김기현 대표는 기아자동차 광주 공장 방문 뒤 이날 추가로 방중하는 민주당 의원 7명과 관련해 "이 와중에 중국 돈으로 어딜 방문한다고요? 제정신입니까?"라고 지적하며 "뇌물성 외유는 아닌지, 김영란법 위반은 아닌지 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중국 사대주의에 젖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면서 "한·중 문화 교류 관련 의원 외교의 일환이고 정치적 만남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지금 같은 시기에 중국의 그 저의를 의심케 한다"고 직격했다.
앞서 싱 대사는 지난 8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관저 만찬에서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발언을 해 '내정 간섭' 논란이 일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