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에서 현재 한일 관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중이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급속도로 한일 관계가 정상화되고 경제·사회·인적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양국민의 상대국에 대한 신뢰도와 친밀도가 상승했다는 평가다.
한국일보와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한국인 1000명과 일본인 1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5일 공개한 ‘2023 한일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현재 한일 관계가 좋다”고 평가한 일본인은 45%로 지난해 조사(17%) 대비 28%포인트 늘었다.
한국에서도 긍정 응답자 비중이 43%로 같은 기간 26%포인트 상승했다. 한일 관계를 긍정 평가한 한국인 비중은 양국이 공동 여론조사를 시작한 1995년(42.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인의 긍정 평가 비중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되기 직전인 2011년(53%) 이후 최고치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올 들어 3차례 정상회담을 하는 등 한일 간 ‘셔틀외교’를 복원하고, 한·미·일 3각 공조를 공고화하는 등 성과를 낸 것이 국민들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에서 ‘상대국을 신뢰할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0%로 지난해 대비 10%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에서는 28%로 3%포인트 올랐지만 1996년 이래 가장 높았다.
상대국에 대한 친밀도 조사에서도 “일본에 친밀감을 느낀다”는 한국인(28.4%)보다 “한국에 친밀감을 느낀다”는 일본인(47%)이 더 많았다.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친밀도는 여론조사에 친밀도 평가 문항을 넣은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한·일 양국의 미래세대인 20대(18~29세)가 다른 연령층보다 상대국에 우호적인 것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한국 20대에서 일본에 대한 친밀도는 41.5%로 전 세대 평균(28.4%)을 10%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일본의 20대에서도 한국에 대한 신뢰도(69%)와 친밀도(65%)가 다른 세대보다 훨씬 높았다.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8세 이상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6, 27일 유무선 전화 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요미우리는 사내 여론조사부를 통해 같은 달 26~28일 18세 이상 일본인 1017명을 상대로 같은 방식의 조사를 진행했다. 요미우리는 표본오차를 공개하지 않으며, 응답 비율의 소수점 이하를 반올림한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