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장면 SNS 올리고 "낄낄"…'태안판 더글로리' 중학생들 기소

입력 2023-06-15 09:47
수정 2023-06-15 09:49

충남 태안에서 한 중학생이 동급생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이른바 '태안판 더글로리' 사건의 가해 중학생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검 서산지청(부장검사 박경택)은 전날 중학생 A 양(14·여)과 B 군(15)을 각각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상해·강요와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상해·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공범인 C 양(14)도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상해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다만 다른 1명은 가담 정도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했다.

A 양 등은 지난 4월 30일 충남 태안의 한 지하 주차장과 건물 옥상, 학교 운동장 등에서 동급생인 D 양(14)의 뺨을 때리고 얼굴을 발로 차는 등 약 7시간 동안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무리는 폭행 장면을 촬영해 SNS에 올리기도 했다. 유포된 영상에는 A 양이 바닥에 쓰러져서 몸을 가누지 못하는 피해자 D 양의 얼굴을 무자비하게 발로 가격하거나, 쓰러져 있던 D 양의 가슴과 등을 잇달아 발로 내려 차고, 머리채를 잡아끌거나 손바닥으로 머리를 내리치는 장면이 담겼다.

D 양이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바닥에 쓰러져있는 모습을 보면서도 다른 학생들이 이를 말리지 않고 "낄낄" 거리는 등 웃고 방관하는 모습이 담겨 사회적으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런데도 이들은 반성은커녕, 가해자 가운데 한 명이 자신의 SNS 계정에 욕설과 함께 "지들도(자기들도) 어디 가서 X 맞고 다녀서 억울한가 XXX들"이라고 올려 공분을 샀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학교 폭력 소년범에 대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며 "해당 교육청과 협의해 학교폭력예방교육을 하는 등 청소년 교화·선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