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447억 배상하라"…北에 첫 소송

입력 2023-06-14 17:07
수정 2023-06-14 17:23

북한이 3년 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에 대해 정부가 447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통일부는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14일 오후 제출했다고 밝혔다. 오는 16일 기준으로 완성되는 연락사무소 폭파의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3년)를 중단하고 국가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연락사무소 청사 건물에 약 102억5000만원, 인접한 종합지원센터 건물에 약 344억5000만원 등 모두 447억원 가량의 손해가 발생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법률적으로 명백한 불법행위이고 아울러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등 남북간 합의를 위반한 것이며, 남북 간에 상호존중과 신뢰의 토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사법기구에서 북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소송의 원고는 대한민국이고 피고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북한은 이번 소송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공시송달의 방식에 의해 소송이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 합의'에 따라 같은 해 9월14일 개성공단에 설치됐다. 이후 북한은 2020년 6월16일,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전단(삐라) 살포를 문제삼으면서 이에 대한 반발 및 대응 차원에서 연락사무소 건물을 일방적으로 폭파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