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사 만찬 거절했던 한동훈 "부적절하다고 봤다"

입력 2023-06-14 14:52
수정 2023-06-14 14:53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만찬 제안을 거절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4일 "적절치 않다고 봤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이 만찬 제안을 거절한 배경 및 상황을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어 한 장관은 "상황에 대해서는 외교적인 대화의 내용이기 때문에 제가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 "그 문제(싱 대사)에 대해선 정부의 입장과 같은 생각"이라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싱 대사는 지난 2월께 한 장관을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로 초대하는 형태의 만찬을 제안한 바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지난 9일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한 장관이 싱 대사와의 만찬을 정중히 거절했다"고 밝혔다.

싱 대사는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윤석열 정부를 향해 고압적인 발언을 쏟아내 '내정간섭'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당시 싱 대사는 "중한 관계는 외부 요소의 도전에도 직면했다"며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는데,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에 장호진 외교부 제1차관은 싱 대사의 해당 발언을 한 다음 날 외교부 청사로 불러들여 엄중히 경고하고 강력히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중국도 지난 10일 눙룽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가 정재호 주중대사를 중국 외교부로 불러 심각한 우려와 불만을 표하는 '맞불 초치'를 감행했다.

국민의힘은 싱 대사와의 만찬 회동을 한 이 대표가 이번 사태를 촉발시켰다고 보고 날을 세웠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싱 대사의 과거 언행 논란을 모르지 않을 이 대표가 중국대사에게 우리나라 국내정치에 관여하라고 멍석을 깔아준 행동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결정적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